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가 오기 전부터 영입하기로 결정된 선수였다.”
KIA가 작년 가을 왼손 외야수 고종욱(33)을 방출자 시장에서 영입하자 장정석 단장과의 키움 시절 인연이 제기됐다. 그러나 KIA의 고종욱 영입은 장 단장 영입 전부터 결정된 사안이었다. 입단테스트를 통해 고종욱의 역량을 확인한 KIA 코치들의 판단이 결정적이었다.
사실 고종욱은 쓰기 까다로운 선수다. 발은 빠른데 수비력이 안정적인 편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데뷔 후 11년간 895경기서 통산 타율 0.304라는 확실한 장점이 있다. 이 역시 절대 무시할 수 없다.
KIA는 좌익수 뎁스 강화 차원에서 고종욱을 영입했다. 주전이라고 생각하기보다 다양한 쓰임새를 염두에 두고 영입했다고 봐야 한다. 최형우라는 주전 지명타자가 버티는 상황을 감안할 때, 고종욱이 어차피 이 팀에서 풀타임 주전이 되는 건 쉽지 않다.
그래도 고종욱의 능력을 최대한 뽑아내서 팀에 플러스 요인을 안기는 건 전적으로 사령탑의 몫이다. 그런 점에서 김종국 감독은 때로는 고종욱을 지명타자로 기용한다. 주로 오른손투수가 나올 때 그렇게 한다. 최형우도 주 1~2회 정도 좌익수 수비를 할 수 있는 몸 상태다.
고종욱은 지난달 31일 대전 한화전서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기대대로 2안타를 뽑아냈다. 특히 1회 첫 타석에서 한화 선발투수 예프리 라미레즈의 패스트볼을 공략, 3루수 방면 내야안타로 4득점의 교두보 역할을 해냈다. 정교한 타격에 발도 빨라 나름의 장점이 확실하다.
KIA는 LG와 함께 올 시즌 가장 생산력이 좋은 타선을 보유했다. 그러나 타격의 특성이 늘 그렇듯 KIA도 매일 타선이 원활하게 터지는 건 아니다. 특히 주로 2번 타순에 들어가는 주전 좌익수 이창진이 8월 타율 0.164로 부진하면서 돌파구를 열 필요가 있었다.
이런 측면에서 고종욱은 괜찮은 카드다. 잠실, 인천, 고척 등 외야가 광활하지 않은 구장이라면 어쩌다 좌익수 수비를 맡길 수도 있다. 통산 3할 타자를 마냥 벤치 혹은 2군에 썩혀 두는 것도 아깝다. 이창진에게 건전한 자극이 될 수도 있고, 최형우도 어쩌다 수비를 하면서 기분을 전환할 수 있다. 최형우의 수비력이 떨어지는 편도 아니다.
9월 1일이다. KIA도 이날 광주 삼성전부터 확대엔트리를 활용한다. 이걸 잘 활용하는 것도 사령탑의 역량 중 하나다. 야수진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모르지만, 안전한 라인업 운용이 매일 미덕인 건 아니다. 고종욱을 잘 활용하는 것도 5강행 굳히기의 묘수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올 시즌 고종욱은 39경기서 타율 0.281 1홈런 4타점 8득점 1도루.
[고종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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