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LG를 만나기 전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이후로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되었다.
한화의 구세주가 될 줄 알았던 예프리 라미레즈(29)가 또다시 패배의 쓴맛을 봤다.
한화 라미레즈는 3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4피안타 4사사구 4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5패째를 안은 라미레즈는 최근 4경기 연속 패전투수가 되었다.
연패의 시작은 지난달 12일 LG와의 경기부터였다. SSG를 상대로 5이닝(2실점) 승리투수가 된 이후 선발 등판한 4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고 평균자책점 0.72를 기록하던 투수였다. 그런데 LG전 이후 최근 4경기 평균자책점이 8.50으로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되었다.
지난 6월 한화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라미레즈의 KBO리그 데뷔전 상대도 LG였다. 당시 2.1이닝 5피안타 4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패전 투수가 되었다. 그리고 최근 4경기 동안 LG를 두 차례 더 만났다. 하지만 LG 타자들은 이번에도 라미레즈의 체인지업에 끌려나가지 않았고 빠른공을 공략하며 무너뜨렸다.
라미레즈는 지난달 24일 LG와의 홈경기 이후 더그아웃에서 홀로 앉아 고개를 숙인 채 생각에 잠겼다. 그런 그의 곁에 호셀 로사도 투수코치가 조용히 다가와 위로했다. 그리고 KBO리그 타자들에 대해 아낌없이 조언했다.
로사도 코치는 지난 시즌부터 한화 이글스 1군 투수코치로 활동하고 있어 KBO리그 타자들에 대해 잘 알고 있다. KBO리그는 미국보다 번트나 작전이 많다. 주루도 매우 활발하게 이뤄진다. 그리고 공을 잘 보는 타자들도 많다.
라미레즈는 평균 140km대 후반의 포심 패스트볼을 바탕으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를 구사하며 공격적인 투구를 하는 스타일이지만 한국 타자들은 스트라이크 존을 좁히고 공을 기다린다. 때로는 기습번트로 투수의 리듬을 깨는 경우도 있다. 이날도 1-1로 맞선 3회 박해민에게 기습 번트 안타를 허용한 뒤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고 마음먹은 대로 제구가 이뤄지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통산 31경기에 등판한 투수지만 KBO리그는 쉬운 리그가 아니다. 일각에서는 라미레즈에 대한 공략법이 나온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경기를 보면 체인지업 유인구에 타자들이 속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낯설음을 무기로 빠르게 KBO리그에 연착륙하는 듯했던 라미레즈는 KBO리그 입성 후 가장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적응을 마친 타자들에게 고전하고 있는 라미레즈가 한화의 바람되로 구세주가 될 수 있을지 앞으로 등판하는 한두 경기가 고비가 될 듯싶다.
지난달 수베로 감독은 계속해서 호투를 펼치던 라미레즈에 대해 "지금은 다른 팀들이 그에게 익숙하지 하지 않다. 상대팀이 적응했을 때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라고 했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
[4연패에 빠진 한화 라미레즈. 사진 = 대전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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