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모든 스포츠는 단순히 체격 조건과 운동 신경이 좋다고 반드시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해당 종목을 얼마만큼 잘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한 '지능'디 필수 요소다. 신체적인 요건과 센스, 지능이 만났을 때 비로소 슈퍼스타가 탄생한다. 야구에서는 바로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다.
이정후는 데뷔 첫 시즌부터 179안타 타율 0.324를 기록하며 '신인왕' 타이틀을 손에 넣었고 매년 진화하고 있다. 잘 치고 잘 뛰고, 눈까지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었던 사실. 그러나 해를 거듭하면서 힘이 붙기 시작, 특히 장타율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최근에는 KBO리그 역대 4번째로 6년 연속 150안타의 위업을 달성하는 등 올 시즌 118경기에서 157안타 19홈런 91타점 66득점 타율 0.344 OPS 0.977을 기록 중이다. 1일 경기를 마친 시점에서 최다안타 1위, 타점 공동 1위, 타율과 출루율, 장타율에서 각각 2위를 달리고 있다. 수비력도 눈부시다. 홈 보살은 7개로 리그 공동 3위에 랭크돼 있다. 그야말로 공·수·주 3박자를 모두 갖춘 '5툴 플레이어'라고 볼 수 있다.
올해로 6년차를 맞는 이정후는 2023시즌이 끝난 뒤에는 포스팅 자격을 손에 넣는다. 원 소속 구단의 허락 하에 해외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다시 KBO리그로 복귀할 때는 원 소속 구단으로만 돌아와야 한다는 제약이 있지만, 비교적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좋은 평가를 받고 해외 무대를 밟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이정후는 해외 진출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아직까지 속 시원하게 대답을 내놓은 바 없다. 그러나 이정후가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고 언젠가 해외 무대를 밟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 현재 수많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이정후를 보기 위해 한국을 찾고 있다. 이정후도 오는 11월 열리는 'MLB 월드 투어: 코리아 시리즈 2022'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 자신의 실력을 뽐내기를 희망하고 있다.
현역 시절 메이저리그에서 무대를 경험, KBO리그에서는 홈런왕에 올랐던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2년간 지켜본 이정후를 향해 극찬을 쏟아냈다. 특히 특히 지난달 30~31일 이틀간 롯데를 상대로 4안타 5타점을 기록하는 모습을 본 뒤에는 그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다.
서튼 감독은 "우리의 게임 플랜 중 한 가지가 '이정후에게 점수를 주지 말자'는 것이었다. '다른 선수들에게는 맞아도 이정후에게 맞지 말자'였다. 하지만 만루 위기에서 피할 수가 없었다"며 이정후가는 중요할 때 타점도 잘 뽑아내지만, 수비도 잘한다. 그래서 이정후가 대단한 선수"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정후가 근래에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는다면 성공할 수 있을까. 서튼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한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이정후의 수비는 충분하다. 다만 공격은 투수를 비롯해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조정이 필요하지만, 똑똑한 선수이기 때문에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서튼 감독은 이정후의 '야구 지능'을 매우 높게 평가했다. 그는 "팬들은 이정후의 성적과 타격 능력을 보고 '잘한다'는 평가를 내린다. 그러나 이정후는 신체적 능력도 뛰어나지만, 매우 똑똑하다"며 "투수들과 수싸움에 능하다. 체스 게임을 잘하는 선수"라고 언급했다.
결국 메이저리그 진출 초기에는 새로운 투수들 상대로 고전할 수 있으나, 성공할 수 있는 선수라는 것. 서튼 감독은 "물론 완벽한 선수는 없다. 하지만 이정후는 가장 꾸준한 선수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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