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야구선수로 마지막 스토리를 써 내려가고 있는 이대호가 또다시 영화 같은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이대호는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마지막 원정 맞대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1홈런) 5타점 1득점으로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이대호는 경기 시작 전부터 기분이 좋았다. '거인의 자존심이 이대호여서 자랑스러웠던 20·30 차분한 여성팬 일동'이 이대호에게 커피차 선물을 했기 때문이다. 사전에 이야기를 듣지 못했던 상황에서 팬들의 깜짝 선물을 받은 이대호는 훈련을 마치고 직접 커피차를 찾아 꼼꼼히 메뉴를 봤다. 모든 메뉴가 이대호를 응원하는 문구를 응용한 메뉴였고 이대호는 다시 한번 더 감동받았다.
"정말 감사하다. 잘 모르는 팬분들이 보내주셔서 더 감사하다"라며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 뒤 '이대호 은퇴하지망고스무디'를 마셨다. 음료를 들고 이대호 응원 메뉴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메뉴판은 집에서 다시 한번 더 읽어봐야 할 것 같다. 너무 감사하다"라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이례적으로 원정 경기에서 커피차 선물을 받은 이대호는 첫 타석부터 안타를 치며 쾌조의 컨디션을 뽐냈다. 그리고 6회초 1사 1, 2루 찬스에서 1타점 적시타를 뽑아내며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하지만 팬들의 선물에 멀티히트로 만족할 수 없었다.
'거인의 심장'이라 불리는 이대호는 7회초 2사 만루 두산과의 마지막 잠실구장 경기 마지막 타석에 들어섰다. 두산 김동주의 초구를 지켜보며 타이밍을 맞춘 이대호는 2구째 133km 슬라이더를 힘차게 당겨쳤다. 발사 각도 45도로 다소 높은 타구였지만 이대호는 힘으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그랜드슬램을 만들어냈다. 잠실구장은 이대호를 연호하는 팬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고 이렇게 이대호는 개인 통산 11번째 만루홈런을 즐겼다.
지난 8월 2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삼성을 상대로 기록한 만루홈런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 만루홈런의 순간이었다. 이대호의 홈런으로 승기에 쐐기를 박은 롯데는 16-2로 승리했다.
두산과의 마지막 잠실 원정 경기에서 팬들의 선물도 받고 만루홈런으로 보답까지 한 '조선의 4번타자'다운 경기였다.
이대호는 경기가 끝난 뒤 미소를 지으며 "기분이 너무 좋은 하루다. 경기 전 커피차 선물을 받아서 기분이 좋았고 너무 감사드린다. 마지막 해에 많은 선물과 사랑을 주시는 게 몸으로 느껴진다. 응원의 목소리도 더 커지고 하루하루가 즐겁다"라며 팬들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팬들의 깜짝 커피차 선물에 만루홈런으로 응답한 이대호.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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