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지금 37세인데, 나를 뛰어넘어보고 싶다.”
KT 박병호는 8월3일 창원 NC전 4~5회에 연타석 31~32홈런을 터트린 뒤 1달간 홈런을 추가하지 못했다. 그러나 박병호는 3일 광주 KIA전서 결승타와 쐐기타를 날린 직후 “홈런 개수는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했다. 2위 호세 피렐라(삼성, 24홈런)와 여전히 8개 차이가 나서 그런 말을 한 게 아니다.
박병호는 KT의 중심타자로서 오로지 공수에서 팀에 공헌하는 것에만 집중한다. 그런 점에서 자신의 퍼포먼스가 전반기보다 후반기에 살짝 떨어지는 것을 두고 팀에 미안한 마음이 크다. 올 시즌 전반기 81경기서 타율 0.265 27홈런 70타점, 후반기 33경기서 타율 0.280 5홈런 21타점.
후반기가 빈약해 보이지만, 사실 전반기에 비현실적으로 너무 잘 했다. 그래도 박병호는 “중심타자로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아쉬움이 있다. 최근 팀이 계속 힘든 경기를 하는데, 한 방만 나오면 쉽게 갈 수 있는 경기도 많았다. 그런 점에서 팀에 미안하다”라고 했다.
KT는 최근 타선의 흐름이 썩 좋지 않았다. 3위까지 치고 올라갔다가 키움에 다시 추월을 당하면서 4위로 내려앉았다. 특히 젊은 간판타자 강백호의 슬럼프는 심각한 수준이다. 그러나 박병호는 자신이 더 잘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박병호는 “최근 팀이 계속 점수가 나지 않았다. 중심타자로서 책임감을 갖고 임했다. 장타에 대한 부담은 없는데 중심타자로서 한 방만 나오면 쉽게 갈 수 있는 경기가 있었다. 그래서 팀에 미안했다. 팀이 승리를 많이 쌓아야 할 시기이니 책임감을 갖고 해야 한다”라고 했다.
32홈런의 박병호가 현실적으로 40~50홈런을 넘어서는 건 힘들다. 그는 “홈런 개수는 신경 쓰지 않는다. 중심타자로서 팀이 필요할 때 한 방을 치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그런 점에서 박병호의 3일 광주 KIA전 활약은 영양가가 높았다.
8회 결승 1타점 좌전적시타, 9회 1타점 우전 쐐기타를 잇따라 날렸기 때문이다. 박병호의 2타점은 KT의 승리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팀에 대한 이런 방식의 공헌을 자신의 4~50홈런보다 훨씬 더 중시한다.
강백호가 두 차례 큰 부상으로 올 시즌 내내 지명타자로 나선다. 박병호는 키움 시절이던 최근 몇 년을 통틀어 1루수로 나가는 비중이 가장 높은 시즌이다. 지명타자보다 수비를 병행하는 걸 선호하지만, 그래도 힘든 건 사실이다.
박병호는 “하, 체력적으로 힘드네요”라면서도 “37세다. 나를 뛰어넘어보고 싶다”라고 했다.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중심타자와 1루수로서의 역할 모두 충실히 해내겠다는 의지다. KT가 작년보다 힘겨운 시즌을 보내도 가을에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건 박병호의 존재감 덕분이다.
[박병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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