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거의 동원이가 다 했죠.”
KIA 장정석 단장은 2021-2022 오프시즌부터 ‘예비 FA’ 박동원에게 관심을 가졌다. 키움 사령탑 시절 인연 덕분에 박동원을 가장 잘 아는 야구인 중 한 명이다. 장정석 단장은 안방강화를 위해 박동원 트레이드를 물밑에서 꾸준히 추진했고, 결국 4월 말 성사시켰다.
당시 현금 10억원과 내야수 김태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까지 넘겨줬다. 그만큼 박동원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20홈런이 가능한 포수라는 점에서 KIA의 안방 및 우타 파워 보강까지 동시에 되는 카드라고 여겼다.
4개월이 흘렀다. 박동원은 올 시즌 97경기서 타율 0.226 12홈런 42타점 37득점 OPS 0.726, 득점권타율 0.230이다. 22홈런에 OPS 0.802를 찍은 작년에 미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특히 7월 이후 타격 부진이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2개월간 2루타 이상의 장타가 가뭄에 콩 나듯 했다.
그렇다면 KIA의 박동원 영입은 실패인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성공이라고 봐야 한다. 박동원이 올 시즌 리그 최고수준의 수비력을 발휘하고 있고, 투수들과의 호흡도 상당히 좋기 때문이다. 내부적으로 박동원에 대한 만족감은 상당한 수준이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박동원은 포수 WAA 0.789로 리그 1위다. 도루저지율은 42.9%로 리그 2위, 블로킹 및 캐칭 능력을 평가하는 PASS/9 0.379로 리그 5위다. KIA가 후반기에 선발야구가 어느 정도 되면서 5위를 지키는 동력 중 하나가 박동원의 수비력과 투수리드다.
후반기 들어 션 놀린이 환골탈태했다. 토마스 파노니도 승승장구한다. KT 이강철 감독조차 파노니를 두고 “볼은 빠르지 않은데 잘 던진다”라고 했다. 특히 파노니의 경우 처음에는 ‘불독’이라며 패스트볼 위주의 패턴을 선호했지만, 최근에는 변화구 비중을 높였다. 박동원의 추천과 조언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변화다.
김종국 감독은 “동원이가 리드와 볼배합을 참 잘한다. 특히 파노니와 놀린이 후반기에 좋은데 거의 동원이가 다 했다”라고 했다. 심지어 “블로킹, 도루 저지, 2루 송구 능력은 예전부터 좋았다”라고 했다. 박동원의 꽉 찬 내실이 전혀 놀랍지 않다는 의미다.
물론 한 방으로 좀 더 공헌을 해주면 더 좋은 건 맞다. 3일 광주 KT전 선제 솔로포는 그래서 반가운 측면이 있다. 김 감독은 “감 잡고 금방 칠 것이다. 정확성은 조금 떨어져도 장타력은 인정 받는 포수다. 하위타선에서 장타력을 보여주면 무서워질 것이다”라고 했다.
KIA는 시즌 후 FA 시장에서 박동원을 반드시 잡는다는 의사를 보여줄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지방구단과 강하게 연결됐다는 얘기도 돌았지만, 최근에는 사실이 아니라는 얘기가 많다. 박동원은 KIA의 기대대로 잘 하고 있다. 키움 시절 포스트시즌 경험이 많은 것도 KIA의 기대를 모은다.
[박동원.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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