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국 4경기 차까지 좁혀졌다. SSG에 2019년 악몽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페넌트레이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노리는 SSG는 8월 중순 이후 확실히 좋지 않다. 120억원 ‘재활 형제’ 박종훈과 문승원, 새 외국인투수 숀 모리만도, 새 외국인타자 후안 라가레스가 후반기에 본격 가세, 잘 달렸다. 2위가 키움에서 LG로 바뀌었지만, 10경기 내외로 앞서갔다.
최근 불펜이 계산대로 안 풀린다. 전반기에 맹활약한 이태양이 후반기 초반에 무너졌다. 그래서 오원석이 선발진으로 돌아갔다. 그래도 문승원과 노경은이란 플러스 전력이 있었다. 하지만, 마무리 서진용이 최근 흔들리면서 효과가 반감됐다. 문승원이 마무리를 맡았으나 시너지가 거의 안 나오는 수준이다.
또한, SSG 타선이 올 시즌 리그 최고수준의 생산력을 뽐내는 건 아니다. 여느 팀처럼 장기레이스를 치르며 등락을 거듭했다. 그래도 상당한 응집력을 앞세워 점수를 뽑아야 할 때 뽑았다. 그러나 최근 전반적으로 날카로움이 덜하다.
여기에 시즌 내내 리그 최강의 경쟁력을 뽐내던 수비가 흔들렸다. 8월 말 이후 수비에서 몇 차례 흔들리면서 안 줘야 할 점수를 내주고 치명적 패배를 하면서 팀 전체의 페이스가 떨어진 측면이 분명히 있다.
결국 SSG는 경기력이 떨어지면서, 지난 3주간 6승8패에 그쳤다. 반면 LG는 같은 기간 정확히 11승5패. 8월18일 인천 맞대결서 LG 승리가 포함됐다. 이 기간 정확히 4경기가 좁혀지면서, LG가 대역전극의 사정권에 들어갔다.
LG도 분명 장기레이스에서 좋을 때가 있고 안 좋을 때도 있다. 다만, 공수주, 투타, 백업까지 딱히 약한 파트가 없다. 그나마 토종 3~5선발이 약점이긴 하다. 그러나 불펜의 물량 공세로 거뜬히 커버 가능하다. 특히 타선이 2010년대 이후 가장 강력하다. 리그에서도 최강이다. 최근 에이스급 투수를 많이 만났으나 전혀 위축되지 않고 자신들의 흐름으로 풀어간 끝에 무섭게 승수를 쌓는다.
최근 타 구단 한 지도자는 “지금 뒤만(불펜)보면 LG가 낫다. SSG가 선발이 좋지만 LG도 켈리가 있다”라고 했다. 오히려 SSG도 불펜이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전체적인 마운드 높이에서 사실상 LG의 손을 들었다.
이 지도자는 페넌트레이스 최종 승자에 대해 거론하지는 않았다. 다만, LG 타선이 워낙 좋은 걸 감안하면 LG의 대역전 우승이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제시했다. 일단 6~7일 잠실 2연전이 엄청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6일 경기는 태풍 흰남노 여파로 취소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두 팀은 잔여일정에 잠실과 인천을 한 차례씩 오가며 ‘운명의 데스매치’를 벌여야 할 수도 있다. 어쨌든 6~7일 맞대결서 LG가 승수를 추가하면 본격적으로 LG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반면 SSG는 바짝 쫓기게 된다.
SSG는 시즌 내내 2019년 SK의 악몽을 교훈삼아 전력질주 해왔다. 사실 SSG가 주춤한 건 장기레이스를 치르면서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역대 선두독주 팀들을 돌아보면 거의 매년 시즌 막판에 위기가 있었다.
다만, LG가 올해 너무 강하다. 역대급 2위다. 2위의 승률이 무려 0.632. 참고로 작년 1위 KT의 승률이 0.563이었다. 올해 LG가 얼마나 강하고 올 시즌 SSG가 얼마나 불운한지 잘 드러난다. 승률 0.664의 SSG가 엄청나게 잘하고 있지만,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츨 수 없게 됐다. SSG로선 역대급 2위 LG를 제어할 방법이 없다.
이제 SSG는 ‘3년 전 악몽의 데자뷔’라는 또 다른 적과 싸워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미 이 레이스는 LG에 유리하다. LG로선 잃을 게 없다. 3~4위 키움과 KT가 LG를 위협할 정도의 힘은 없어 보인다. 이게 가장 무섭다.
[SSG와 LG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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