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페이스를 되찾은 것 같다"
삼성 라이온즈 '돌부처' 오승환에게 지난 7월은 악몽과도 같았다. 팀이 구단 최장 13연패의 늪에 빠진 기간 자신의 부진이 겹쳤기 때문. 오승환은 7월 7경기에서 무려 네 번의 블론세이브를 기록, 2패 평균자책점 12.79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삼성은 오승환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일시적으로 마무리의 부담을 덜어주는 선택을 했지만, 좀처럼 기량은 회복되지 않았다. 연일 거듭되는 불안한 투구로 일각에서는 불혹의 40대로 접어든 오승환도 '은퇴'를 고려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뒤따랐다.
잇따른 부진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팀을 상징하는 오승환에게 계속해서 뒷문을 맡겼다. 역시 부진은 일시적이었다. 8월이 시작된 이후 오승환은 '끝판왕'의 면모를 완전히 되찾았다. 오승환은 8월 이후 12경기에서 3승 7세이브 평균자책점 0.75를 기록 중이다. '끝판왕'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 3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단 9구로 이닝을 매듭지으며 시즌 25번째 세이브를 수확했다. 3일 투구는 최근 오승환 던진 볼 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구위'가 남달랐다는 것이 포수 강민호의 설명이다. 박진만 감독 대행은 "(강)민호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3일 공은 근래 오승환의 볼 중에서 가장 좋았다'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오승환도 '사람'이다 보니 일시적인 부진은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사령탑의 생각이다. 그는 "오승환도 사람이다. '돌부처'라고 해도 안 좋은 상황에서는 마운드에서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최근 자신감을 얻었는지, 좋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자신의 페이스를 되찾은 것 같다"고 엄지를 치켜세었다.
오승환이 엄청난 페이스로 세이브를 쌓아 올리면서 어느새 리그 전체 3위에 올라 있는 김재윤(KT 위즈, 26세이브)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현실적으로 2년 연속 세이브왕에 도전하기에는 무리가 뒤따르지만, 2위 정해영(KIA 타이거즈, 27세이브)의 자리까지는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오승환은 현재 한·미·일 통산 486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에서 2년간 뛰며 총 80개의 세이브를 수확,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뛰며 42세이브, KBO리그에서는 384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까지는 14세이브가 남았다.
당장 올 시즌 통산 500세이브 달성은 조금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오승환이 당장 은퇴를 선언하지 않는다면,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 달성은 차기 시즌이면 볼 수 있을 전망. 오승환이 현역 유니폼을 벗기 전까지 몇 개의 세이브를 손에 넣을 수 있을까.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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