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작년에 타율 .230, 출루율 .337, 장타율 .363에 8홈런 39타점을 친 타자가 올해는 타율 .311, 출루율 .371, 장타율 .465에 8홈런 43타점을 때리고 있다. 비약적인 발전이 아닐 수 없다.
LG 타선의 '보물'로 거듭난 문보경(22)은 올해 생애 첫 3할 타율을 바라보고 있다. 타격 부문에서 10위에 랭크된 그는 이제 안타 1개만 추가하면 생애 첫 100안타도 달성할 수 있다.
올 시즌 개막 전만 해도 문보경의 풀타임 출전은 '이변'에 가까운 일이었다. 문보경이 나설 수 있는 포지션은 3루수와 1루수. 그런데 이미 주인이 따로 있었다.
LG는 새 외국인타자로 리오 루이즈를 총액 100만 달러에 영입하면서 루이즈에게 3루수 자리를 맡겼다. 물샐 틈 없는 수비력에 중장거리형 타자로 기대를 모은 루이즈가 3루수로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 그렇다고 1루수 자리가 비어있는 것도 아니었다. LG가 FA 시장에서 국가대표 1번타자 박해민을 4년 총액 60억원에 영입하면서 김현수-박해민-홍창기로 외야진을 재편했고 외야수로 줄곧 나섰던 채은성의 포지션을 1루수로 바꾸면서 라인업의 극대화를 노린 것이다.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도 문보경의 이름은 없었다. 그러나 채은성이 개막 2연전을 마치고 허리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고 루이즈가 시범경기부터 이어진 타격 부진이 좀처럼 해결되지 않아 LG도 문보경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문보경은 기다렸다는 듯 개막 5경기에서 타율 .563를 몰아치며 타격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6월에는 무려 타율 .446를 폭발하면서 어느덧 주전 선수로 자리매김을 했다.
반면 루이즈는 타율 .155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한국을 떠났다. LG는 결국 새로운 외국인타자를 물색했는데 트리플A에서 홈런 12개와 OPS 1.013을 남긴 로벨 가르시아가 레이더망에 걸려 들었다. 가르시아도 마침 주 포지션이 3루수. 문보경으로선 다시 한번 위기가 찾아온 것과 다름 없었다. 그러나 문보경은 가르시아의 합류에도 "가르시아가 오든 안 오든 지금 내 할 일을 하는 것이 맞다"라고 가르시아를 의식하지 않고 경기에만 집중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LG도 더이상 문보경 없는 라인업을 포기할 수 없었다. LG는 문보경을 3루수로 내세우는 한편 가르시아를 2루수로 내보내는 묘안을 내놨다. LG의 강력한 라인업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이유다. 8월에도 타율 .373로 맹타를 휘두른 문보경은 9월에 들어서도 3경기에서 타율 .444로 고감도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외국인타자 2명이 와도 흔들림 없이 자신의 자리를 사수한 문보경. 왜 그가 LG의 '보물'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문보경.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