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게임 패키지 현질 내기를 했죠.”
삼성 토종에이스 원태인은 1일 광주 KIA전서 7이닝 3피안타 3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9승(5패)을 챙겼다. 시즌 내내 다소 기복 있는 투구를 하지만, 그래도 10년을 책임질 삼성 특급투수인 건 확실하다.
그런 원태인은 자신보다 15살 많은 베테랑 포수 강민호와 시, 공간을 초월한(?), 유별난 우정을 과시했다. 원태인은 1일 경기 직후 “사실 경기 전에 사우나에서 민호 형을 만났다”라고 했다. 두 사람은 사우나에서 내기를 했고, 이게 원태인의 9승에 동기부여가 됐다는 후문이다.
원태인은 “최근에 저랑 민호 형이 휴대폰 야구게임을 새롭게 시작했다. 오늘 내가 승리투수가 되면 민호 형이 내게 게임 패키지를 사주고, 승리투수가 안 되면 내가 민호 형에게 게임 패키지를 사주기로 했다”라고 했다.
원태인이 기 막힌 투구로 승리투수가 됐으니 강민호가 원태인에게 게임 패키지를 사줘야 한다. 나흘이 흐른 현재 확인을 불가능하지만, 약속은 그렇다. 원태인은 MZ세대답게, 게임 패키지 내기로도 선, 후배들과 우정을 돈독히 쌓는다.
그런 원태인이 반전 매력을 뽐내기도 했다. 오히려 “민호 형에게 감사하다”라고 했다. 이유가 있다. 그는 “사실 민호 형이 오늘 경기를 앞두고 허리를 조금 다쳤다”라고 했다. 강민호로선 당연히 빠질 만했다. 더구나 삼성에는 김태군이라는 또 다른 주전급 포수가 있다.
그러나 강민호는 “태인이라서 못 빠지겠다”라고 했다. 원태인은 강민호의 이 한 마디에 적지 않게 감동을 받은 눈치였다. 실제로 “민호 형님에게 너무 감사하다. 조금 불편해 하시던데 참고 뛰어서 내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라고 했다.
내기는 내기. 원태인은 강민호에게 게임 패키지를 선물 받겠다는 의사가 명확했다. 다만, 원태인은 선배로서, 인간적으로 강민호에게 감사한 마음, 존경하는 마음이 가득했다. 삼성을 대표하는 배터리의 우정이 그라운드 안팎에서 단단하다. 박진만 감독대행은 원태인이 동료를 잘 챙기는 투수로 성장했다며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원태인과 강민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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