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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의 여당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가 8일 서울역을 찾아 고향으로 향하는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정치권의 ‘그들만의 정쟁’이 격화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부인 김혜경씨를,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를 공격하는 데 여념이 없다. ‘추석 밥상’ 민심을 주도하기 위한 노림수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복합 경제위기와 큰 태풍 피해로 민생이 고통받는 상황에서 이런 정치권 모습은 정치 혐오만 키우고 있다. 취임 넉 달이 지나도록 국정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는 윤석열 정부의 무능도 시민 고통을 심화시킨다. 민생을 제대로 살피려 나서지 않는 한 윤 대통령 및 여야의 신뢰 회복은 요원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검찰이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이 대표를 기소한 데 대해 “역사상 유례없는 정치기소” “윤석열 검찰의 기획·표적수사”라고 강력 반발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 기소에 대한 맞불로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공격했다. 민주당은 이날 대통령 관저 리모델링 업체 사적 수주 의혹 등 대통령실 이전 관련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단을 꾸리기로 했다. 앞서 국정조사 요구서 제출, 김 여사 특검법안 당론 발의, 윤 대통령 검찰 고발 등에 이은 총력전이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적 의혹들을 숨김없이 밝혀내기 위해 모든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와 부인 김혜경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며 수세에 몰리자 추석 밥상에 ‘이재명·김혜경’ 대신 ‘윤석열·김건희’를 올리려는 의도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용산역의 야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8일 서울 용산역에서 추석 귀성길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국민의힘은 민주당 공세가 이 대표 수사에 대한 방탄 목적이라고 대응했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김건희 여사 특검 주장은 “국민 기만”이라고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 측근인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의 뇌물수수 의혹과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 측과 쌍방울의 거미줄처럼 얽힌 실타래가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 이화영 대표는 경기도 평화부지사로 재직하던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쌍방울그룹 법인카드로 총 1억여원을 사용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여당이 역대 정부에서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대통령 취임 초반 지리멸렬한 데에는 여당 내홍이 한 원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되는 가운데 정치권이 해법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여야가 정쟁으로 일부 강성 지지층 결집은 이룰 수 있겠지만 결국은 민생 대책에서 민심이 결정된다는 충고도 나왔다.
김성완 시사평론가는 “집권여당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야당의 협조를 구해 민생을 챙기는 게 기존의 방식이었는데 윤석열 정부는 자기 코가 석 자”라며 “민주당도 대안 부재 상황에서 이재명 대표를 선택하면서 사법 리스크가 상존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여야가 리스크 수습에 몰두하느라) 국민들이 정치권에 기대하는 것과 맞지 않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국민들로서는 이번 추석 밥상이 참 짜증스러울 것 같다. 대선 3라운드가 될 것 같다”며 “그 과정에서 민생법안 심의라든가 국회가 정말 꼭 해야 될 일은 뒷전으로 밀려난다”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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