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럼요. 그 정도로 갈 수 있죠.”
김용수, 이상훈, 봉중근. LG 마무리투수 역사에 등장하는 전설들이다. 김용수는 1985년부터 2000년까지 통산 227세이브를 따냈다. KBO리그에 전문 마무리라는 개념이 생긴 뒤 ‘1세대 특급 마무리’라고 보면 된다.
봉중근과 이상훈도 강렬한 하이라이트 필름을 남긴 마무리투수였다. 봉중근은 선발로 뛴 기간이 길었으나 마무리로 통산 109세이브를 쌓았다. 이상훈도 통산 98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들은 김용수보다 통산 세이브 개수는 적지만, LG 역대 한 시즌 최다 세이브 1~2위를 기록 중이다.
봉중근이 2013년 38세이브를 따냈고, 이상훈은 1997년에 37세이브를 따냈다. LG 마무리 역사를 돌아보면 한 시즌 30세이브를 기록한 투수가 그렇게 많지 않다. 위 3인방은 각각 두 차례 30세이브 이상을 기록했다.
그렇다면 현재 LG 마무리 고우석은 어떨까. 올 시즌을 포함, 이미 세 차례나 30세이브를 달성했다. 2019년 35세이브, 2021년 30세이브에 이어 올해 36세이브다. 7일 잠실 SSG전서 최정에게 솔로포를 맞고 시즌 두 번째 블론세이브를 했다. 그러나 9일 고척 키움전서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자신의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세웠다. 통산 118세이브.
더 중요한 건 봉중근의 LG 프랜차이즈 한 시즌 최다 세이브 신기록과 2개 차라는 점이다. 위 3인방과 선후배로 함께한 류지현 감독은 고우석의 향후 세이브 수치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고우석이 그들과 마찬가지로 전설적인 마무리가 될 자질이 충분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풀타임 마무리 4년차에 만 24세.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패스트볼 평균 153.5km를 뿌린다. 강력한 패스트볼로 타자들을 압도하는 모습은 오승환(삼성)의 전성기를 떠오르게 한다. 심지어 스탯티즈에 따르면 최근 7경기 중 5경기서 평균구속 155km를 넘겼다.
여기에 슬라이더와 커브를 섞는다. 그리고 요령과 경험이 붙었다. 특히 과거 포스트시즌이나 국제대회의 쓴맛을 자양분 삼아 무결점으로 진화 중이다. 봉중근을 넘어 커리어 첫 40세이브 및 커리어 첫 구원왕이 유력하다. LG의 역대급 2위를 이끈 주역 중 한 명이며, LG의 한국시리즈 우승 숙원을 풀게 할 주인공 중 한 명이다.
어떻게 보면 이미 고우석이 위에 거론한 전설적인 LG 마무리들을 넘었거나, 또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몸 관리만 잘하면 산술적으로 김용수의 227세이브를 넘기는 것도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LG 전력은 당분간 리그 최고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류지현 감독은 6일 잠실 SSG전을 앞두고 “우석이가 이제 최고 마무리로 가는 과정이다. 정점을 찍는 해가 되길 바란다. 세이브 숫자 그 자체의 의미보다, 팀을 대표하는 마무리로서 믿음이 얼마나 있느냐가 중요하다. 이제 우석이가 올라가면 우리도 상대도 경기를 매조지한다는 생각이 든다. 숫자, 기록보다 우석이가 좋은 쪽으로 가고 있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고우석.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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