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KT 박병호는 짧은 안타였지만 적극적인 주루로 2루타를 만들며 경기 초반 분위기를 가져갔다. 그런데 한순간의 방심이 부상으로 이어졌다. 상황은 이랬다.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KT 박병호가 2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키움 선발투수 정찬헌의 140km 패스트볼을 받아쳤다. 타구는 좌중간으로 날아갔고 키움 좌익수 임지열이 공을 잡았다. 타격하자마자 전력질주했던 박병호는 1루를 밟고 거침없이 2루로 달려갔다. 슬라이딩을 하지는 않았지만 다리를 쭉 벌리며 김태진의 태그를 피하며 세이프가 되었다.
하지만 그 순간 부상이 발생했다. 박병호는 2루 베이스를 밟은 순간 발목이 꺾였고 몸을 날려 태그를 하던 김태진도 박병호의 꺾인 발목 위를 덮쳤다. 부상의 충격은 예상외로 컸다. 쓰러졌던 박병호가 일어나지 못했고 양 팀 선수들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모여들었다. 박병호의 상태를 살펴본 KT 트레이너는 더 이상 경기 소화가 어렸다며 교체 사인을 보냈다. 일어나서 제대로 걸을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을 호소하던 박병호는 구급차를 타고 바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발목이 꺾이는 부상으로 고통을 호소하던 박병호는 자기 자신에서 가장 화가 났다. 왜냐하면 KT가 부상 선수 없이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팀의 4번 타자인 자신이 부상으로 이탈하게 된 것에 대한 자책이었다.
KT는 시즌 시작과 함께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이어졌고 정규 시즌 단 한 번도 완전체 전력을 꾸린 적이 없었다. 시즌 초 강백호가 발가락 부상으로 장기간 빠졌고 라모스는 부상을 이겨내지 못하고 팀을 떠났다. 그리고 새로운 외국인 선수 알포드가 합류했다. 알포드가 합류하자 강백호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또다시 이탈했다. 강백호가 돌아오자 이번에는 장성우가 왼쪽 어깨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 명이 돌아오면 한 명이 나가는 신기하다 싶을 정도의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이런 악재 속에 지난달 31일 드디어 소문으로만 듣던 KT 완전체 타선이 처음 가동되었다. 시즌 막판 순위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부상 선수의 복귀는 KT에 큰 힘이 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날 경기에서 팀 공격의 핵심인 박병호가 부상을 당하게 된 것이다.
한편 박병호의 부상은 완전체 타선을 몇 경기 가동하지 못한 KT에게 상당한 악재다. 키움과의 치열한 3위 다툼에서도 불리해졌다. 박병호는 올 시즌 120경기에서 타율 0.273 33홈런을 기록하며 부상에 허덕이던 KT 타선을 이끌고 있었다. KT가 강백호, 장성우의 부상, 외국인 타자의 퇴출 속에서도 큰 흔들림 없이 시즌을 치를 수 있었던건 박병호의 힘이었다.
하루빨리 치료를 마치고 돌아와야 하는데 하필 추석 연휴 기간 중의 부상이라 부상 부위에 대한 정밀 검진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KT 관계자는 "추선이라 병원 진료가 어려워 응급실에서 기본적인 조치와 검사는 했다. 하지만 부상 정도를 정확히 가늠하거나 알 수 있는 검진을 하기 힘들었다"라며 "최대한 빨리 MRI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박병호 상태를 전했다.
KT는 2-1로 승리하며 3일 만에 3위를 탈환했지만 박병호의 부상에 웃지 못했다.
[오른쪽 발목이 꺾인 KT 박병호.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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