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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TV 방송화면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1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6일 파업에 돌입할 수 있는 준비를 마쳤다”며 6년 만에 총파업을 예고했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총파업은 16일 하루 동안 진행된다. 오전 10시 광화문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시작해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삼각지까지 행진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노조의 핵심 요구 사항은 ▲임금 인상 ▲주 36시간(4.5일제) 실시 등 근로시간 단축 ▲영업점 폐쇄 중단 및 적정 인력 유지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중단 ▲정년 연장과 임금 피크제 개선 등이다.
그러나 4대 시중은행 기준으로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는 은행 노조의 파업에 대해 ‘명분 없는 귀족 노조의 파업’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소속 은행 조합원들도 파업 참여를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노조는 5.2%의 임금 인상률을 요구한 반면 사측은 1.4%를 제시해 양측의 간극이 있는 상황이다.
금융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은행 실적이 최근 5년 연속 10조원 이상 순익을 올리고 있고, 2021년 은행이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며 “경영진 보수도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갔지만, 코로나 기간 마스크 쓰며 숨 가쁘게 고객 상담하며 묵묵히 일해온 금융 노동자들에게 그 몫이 돌아가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높은 임금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로 ‘신의 직장’으로 불리고 있는 금융권 직원들의 파업에 공감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작년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평균 연봉이 1억55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고객들이 금리 급등의 고통을 겪는데 억대 연봉을 받는 ‘귀족 노조’가 임금을 올려 달라며 총파업을 하는 것은 ‘집단 이기주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금융노조가 주장하는 4.5일 근무제에 대해서도 적반하장이라는 반응이 많다. 은행이 코로나 사태 때 영업시간을 오후 4시 30분에서 오후 3시 30분으로 1시간 단축한 이후, 사회적 거리 두기가 전면 해제된 지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영업시간을 정상화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영업 시간 정상화는 노조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한데, 노조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될 때까지 단축 영업을 그만둘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은행 고객들 사이에선 “이미 단축 영업으로 업무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지금의 영업 방식을 고착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주 36시간 근무를 주장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온다.
금융노조 내부에서도 총파업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날 NH농협과 우리은행은 금융노조 총파업에 사실상 불참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내부 의견 수렴 결과 파업 명분이 약하다는 판단이 내려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두 은행의 노조 간부만 파업에 참가하고, 나머지 직원 대부분은 정상 근무한다. 농협과 우리은행의 노조 간부는 각각 100여 명 남짓으로, 전체 노조원이 각 1만여 명인 것을 감안하면 총파업 참가율은 약 1% 수준에 그친다.
금융노조는 나머지 조합원들의 참가를 최대한 독려해 예정대로 총파업을 강행한다는 계획이지만, 예상보다 참여율이 높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특히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노조의 총파업이 국민 눈높이와 맞지 않는다는 인식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 같다”며 “파업 전날까지 진행되는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지점들의 정상 영업에 차질이 생길 정도로 보지는 않고 있다”라고 했다.
앞서 2016년 금융노조 총파업 때도 은행권 참가 인원은 1만800여 명으로 전체 조합원의 15% 수준에 그쳤다. 특히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파업 참가율은 2.8%에 불과했다. 이번 파업 참가율이 6년 전보다 더 줄어들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금융노조 측은 “(교섭 진행 상황에 따라) 파업을 취소하거나 연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최후 교섭을 통해 협상에 이를 수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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