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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 많이 했는데 풀려나”…신당역 역무원 유족 울분

시간2022-09-16 05:42:33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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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연행되는 신당동 살인 사건 가해자. /MBN 방송화면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지하철 2호선 신당역에서 발생한 역무원 살해사건 피해자 측 유족은 “어디 산골짜기도 아니고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이런 일을 당했으니 이해가 가느냐”며 울분을 터뜨렸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피해자 B씨의 큰아버지는 15일 장례식장에서 이 매체 취재진과 만나 “이번 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제2의, 제3의 이런 일들이 과거에도 있었고 앞으로 일어날 일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B씨의 큰아버지는 “(조카 B씨는) 부모 걱정 전혀 안 시키고 고등학교 때 수석, 대학교 4년 동안 수석으로 장학금 받고 서울교통공사에 입사한 것”이라며 “너무 착하고 부모 마음을 헤아리는 조카였다”고 했다.

이어 “엄마, 아빠 걱정될까 봐 자기 신변에 관한 얘기를 전혀 안 했다”며 “한 달이 지나보니까 특별히 이상이 없으니 (경찰에) 보호조치 해제 요청을 했는데 그게 큰 실수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취약시간대에는 (역무원들을) 2인 1조로 근무시키는 거 필요하다”며 “매뉴얼이 지금까지 없었다는 게 너무 안일했던 거 아닌가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현재 경찰은 신당역에서 근무 중이던 전 여성 직장동료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A씨(31)에 대해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다음 날인 16일 열린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의 서울교통공사 입사 동기였던 B씨를 스토킹과 불법촬영 등 지속적으로 괴롭히다, 지난해 10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촬영물 등 이용협박) 혐의로 고소당해 경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 직위해제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었지만, 법원이 기각했다. 이후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던 A씨는 지난 1월 27일 B씨에게 합의를 종용하며 여러 차례 협박성 연락을 취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차 고소당했다.

B씨 동생은 “(A씨가 불법 촬영한 B씨의) 사진을 풀지 않을 테니 몇 분에 한 번씩 답장을 해달라고 해서 언니가 일주일간 밤을 샌 적도 있다고 한다. ‘내가 부를 때는 언제든지 와라’라는 식으로 괴롭혔다”고 이날 경향신문을 통해 주장했다.

그는 “언니가 경찰에 신고도 많이 했는데 (A씨가) 풀려났나 보다. 그래서 (A씨가) 언니한테 몇 번씩 보복을 했다”며 “동기 사이였고, 교제는 하지 않았다. 언니는 (A씨가) 싫어서 ‘그냥 동기로만 지내자’고 했다”라고 전했다.

B씨 동생은 “직원들이 (피해자가) 우리 언니인 줄 모르고 ‘그 사람(A씨)은 착하고 좋은 사람인데 누가 신고했을까’라는 식으로 이야기했다고 한다. 그때 직원들이 언니를 한 번 죽인 것”이라면서 “서울교통공사 안에 이런 문제가 있다는 게 이슈화됐으면 좋겠다. 공사뿐 아니라 다른 데도 이런 문제가 있지 않나”라고 했다.

당초 법원은 두 사건을 병합 심리해 이날 1심 선고를 내릴 예정이었다. 그런데 선고 하루 전날 A씨가 B씨를 찾아가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특히 직위해제 상태였음에도 A씨는 공사 내부망에 접속해 B씨의 근무 시간을 알아냈던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B씨 유족은 A씨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던 것에 대해 “당연히 구속됐더라면 이런 일이 없지 않았었겠느냐”며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유족은 정확한 사망 경위를 밝히기 위해 경찰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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