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데 안 받아주니 폭력” 서울시 野의원, 신당역 스토킹 살인 실언

▲이상훈 서울시 의원. /서울시의회 홈페이지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한 서울시의원이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 가해자에 대해 ‘아버지의 마음’을 거론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공무원·공공기관 직원의 마음 건강 중요성을 이야기하던 과정에서였지만,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일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상훈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은 16일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최근 지하철 신당역에서 발생한 스토킹 살인 사건을 언급하면서 “(가해자가) 좋아하는데 (피해 여성이) 안 받아주니 여러 가지 폭력적인 대응을 남자 직원이 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해자든 피해자든 부모의 심정은 어떨까요”라며 “저희 아들도 다음 주 월요일 군에 입대를 하는데 아버지의 마음으로 미뤄봤을 때,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억장 무너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가해자에 대해 “31살의 청년이고 서울시민”이라며 “서울교통공사 들어가려면 나름 열심히 사회생활과 취업 준비를 했었을 서울 시민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이 의원 발언은 서울시와 산하 공공기관 직원들 ‘마음 건강’에 관해 이야기하던 중 나왔다.

전체 발언은 ‘마음의 문제가 생긴 직원들에게 적절한 치료와 지원이 이뤄져 사고가 발생하지 않기 바란다’는 것이었지만 피해자가 가해자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아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는 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의원 발언 직후 일부 동료 의원들이 수군대는 모습도 포착됐다.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은 지난 14일 벌어졌다.

가해자 B씨는 사전에 A씨 동선을 파악, 신당역 내부에서 1시간 10분을 기다리다 A씨가 여자 화장실을 순찰하러 가자 그를 따라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직장동료인 A씨에게 불법 촬영 영상과 사진을 전송하며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상황이었다. A씨는 작년 10월 B씨를 경찰에 신고하며 신변보호를 요청했지만, 신변보호는 1개월만에 종료됐다.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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