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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타미 아브라함(24, AS로마)이 첼시 공격수들을 향한 부담감을 대변했다.
첼시는 ‘9번의 저주’를 수년간 못 깨고 있다. 첼시에서 등번호 9번을 부여받은 공격수는 기대 이하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쓸쓸히 팀을 떠났는데, 이를 두고 ‘저주’라는 표현이 붙었다. 아브라함은 첼시 유스팀 출신으로서 1군에 올라왔고, 2021년 여름까지 첼시 9번으로 활약했다.
21세기 들어 마테야 케즈만, 스티브 시드웰, 프랑코 디 산토, 페르난도 토레스, 라다멜 팔카오, 알바로 모라타, 곤살로 이과인, 로멜루 루카쿠가 첼시 9번 계보를 이어받았다. 하지만 보란 듯이 추락했다. 올 시즌 9번은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이다.
아브라함은 18일(한국시간) 영국 ‘데일리 메일’ 인터뷰를 통해 9번의 저주 경험담을 들려줬다. 인터뷰는 과거 리버풀, 토트넘, 풀럼에서 뛴 대니 머피(45, 잉글랜드)가 맡았다. 아브라함은 머피에게 “첼시에 9번의 저주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9번 공격수들은 저마다 다른 이유 때문에 부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첼시 공격수로 뛸 때 조금만 못해도 ‘꺼져!’라고 욕을 먹었다. 하지만 골을 넣으면 ‘킹 드록바’라며 찬양했다. 드록바 수준으로 잘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새로운 9번 공격수 오바메양이 올 시즌에 잘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첼시 공격수들은 매번 디디에 드록바(44)와 비교되곤 했다. 드록바는 첼시에서 9시즌 동안 뛰며 381경기에서 164골 86도움을 기록했다. 드록바와 함께한 시기에 첼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회 우승, FA컵 4회 우승,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회 우승을 달성했다.
드록바는 첼시 첫 시즌에 등번호 15번, 나머지 시즌에는 11번만 달았다. 단 한 번도 9번이었던 적은 없지만 첼시 9번 공격수들에게 기준이 된 셈이다. 때문에 잘하는 선수는 ‘제N의 드록바’라는 호칭이 붙었고, 못하는 선수는 ‘제N의 토레스’ 혹은 ‘먹튀’라는 오명을 들어야 했다.
아브라함은 “첼시에서 뛴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하지만 첼시에서 공격수로 뛰면 고립되기 쉽다. 첼시는 전술적으로 수비와 미드필더가 중요한 팀이다. 루카쿠도 인터 밀란으로 이적하면서 비슷한 얘기를 했다”고 들려줬다.
아브라함은 첼시를 떠나 이탈리아 AS로마에서 꽃을 피웠다. AS로마 소속으로 2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데, 이곳에서 60경기 출전해 29골 6도움을 기록했다. 2경기당 1번꼴로 득점하는 추세다.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에도 꾸준히 발탁되고 있다.
[사진 = AFPBBnews]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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