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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열기구 타고 드론쇼까지…주경기장 꽉 채운 아이유 "꿈꿔본 적 없는, 여기까지 왔다" [MD현장](종합)

시간2022-09-18 22:12:10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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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원톱' 아이유.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가수 아이유가 18일 오후 7시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 '더 골든 아워(The Golden Hour) : 오렌지 태양 아래' 둘째 날 공연을 열고 오프닝 곡으로 '에잇'을 선곡했다.

공연의 부제처럼 오렌지 태양이 만든 노을이 지붕 뚫린 주경기장의 하늘을 노랗게 물들일 때 아이유가 무대에 등장했다. '우리는 오렌지 태양 아래/ 그림자 없이 함께 춤을 춰'란 가사처럼 하늘마저 무대의 배경이 되는 장관을 연출했다.

아이유는 '셀러브리티(Celebrity)'를 한 곡 더 부른 뒤에 첫 인사를 건넸는데 객석을 바라보며 "오늘도 다 찼네?" 하고 활짝 웃었다. 그리고 오프닝 선곡에 대해 "석양이 질때 '에잇'을 부르고 싶었다. 예전부터 기획했던 것"이라며 "하늘이 예뻐서 마음에 들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아이유는 국내 여성 가수 중 처음으로 올림픽주경기장 무대에 올랐다. 이틀간 약 8만여 명의 관객을 주경기장으로 불러 모은 아이유는 연두색 방석을 좌석마다 깔아놓는 정성으로 팬들을 감동시켰다. 그러면서 "저희 어머니께서 직접 발주를 넣어 한달 전부터 준비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은 아이유의 데뷔 14주년 기념일이기도 했다. 아이유는 "완벽하다. 어떻게 일요일에 콘서트를 하면서 데뷔 기념일까지 챙길 수 있는지, 정말 운이 좋다"며 행복해했다.

'하루 끝' 무대 중엔 인이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아이유는 "주경기장에 홀로 남겨진 기분이었다"고 귀엽게 토로하기도 했다.

'너의 의미' 떼창 구간에선 "너무 잘한다"고 팬들을 격려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스트로베리 문(strawberry moom)' 땐 열기구를 띄워 2,3층 관객에게도 가까이 닿았다. '금요일에 만나요' '블루밍(Blueming)' '어젯밤 이야기' 등 밝은 노래가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더욱 무르익었다.

아이유는 이번 콘서트를 끝으로 한동안 셋리스트에서 '팔레트'와 '좋은날'을 선보이지 않기로 했다.

'팔레트' 무대를 앞두고 "사랑하는 곡의 졸업식"이라고 운을 뗀 아이유는 "25살때 이 노래를 만들어 정말 소중하게 가지고 있으면서 불렀는데 이제 30대가 됐다"며 "이 노래는 25살의 지은이에게 남겨주고, 이제는 굳이 계속 붙잡고 있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했다.

'좋은날'은 자신의 출세곡이라고 소개한 뒤에 "이 노래를 부른 많은 날들이 떠오른다"며 전매특허 3단 고음을 멋지게 소화했다. 팬들이 일으킨 함성은 주경기장에 진동을 일으킬 정도로 컸다.

가수 박재범은 아이유의 둘째 날 콘서트 게스트로 출연했다. 예정된 일정까지 변경해가며 찾아와줬다는 게 아이유의 설명이다.

박재범은 아이유가 피처링에 참여한 '가나다라(GANADARA)' 무대로 분위기를 달군 뒤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아이유는) 저보다 나이가 어리지만 존경하는 아티스트다. 14년 동안 톱 위치를 유지하고 자기관리도 잘하고, 앨범이며 연기며 너무 완벽하게 잘 해내는 모습이 너무 멋있다. 같은 가수이기 때문에 얼마나 많이 힘들고 희생해야 하는지 잘 안다"며 "여러분들은 아이유 팬으로서 정말 행복할 것 같다. '국힙원톱' 아니고 그냥 '원톱'"이라고 외쳤다.

이후 아이유는 '무릎' '겨울잠' '나만 몰랐던 이이기' '밤편지' '시간의 바깥' 등 잔잔한 노래로 공연장의 분위기를 바꿨고, 모두가 감상에 젖어들었을 때 깜짝 드론쇼를 펼쳐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을 선사했다.

첫날 부모님을 초대했다는 아이유는 "아빠가 우셨다더라. 무뚝뚝하신데 '우리 아빠도 울린 공연이면 됐다' 했다"며 뿌듯해했다.

아이유가 마지막 곡으로 '너랑 나'를 부른 뒤 무대 아래로 퇴장하자, 팬들은 앵콜을 외치는 대신 노래 '러브 포엠(Love poem)'을 떼창하며 아이유를 다시 무대 위로 올려세웠다.

본격적인 앵콜 공연에 앞서 아이유는 완벽하지 못한 컨디션에 대한 아쉬움, 팬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 14주년을 맞은 소감과 다짐 등을 차례로 밝혔다.

"사실 오늘 공연은 솔직히 조금 어려웠다"고 말문을 연 아이유는 "제가 귀에 약간의 문제가 생겨서 조마조마하면서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며 "심각한 건 아닌데 귀를 잘 컨트롤 할 수 없는 상황이 1년 전부터 있었다"고 했다.

이어 "어제 공연 말미부터 귀가 안 좋아져서 어젯밤 그리고 오늘 리허설 하면서 하루를 약간 지옥처럼 보냈다"고 고백하고는 "첫 곡을 시작하면서도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는 마음으로 올라왔는데, 제가 항상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오늘 공연은 여러분이 다 하셨다고 생각한다"며 "여러분들이 저를 진짜 응원해주시는 마음이 너무 느껴졌다. 어려운 상태에서 공연했지만 어떻게 행복감을 같이 느낄 수 있는지 너무 신기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오늘 공연을 통해 훨씬 더 겸손한 마음으로 노래를 열심히 할 것 같다"고 한 아이유는 "10대 때부터 도전해오고 달려왔던 길에 어쩌면 이 무대가 정말 마지막 도착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애초에 이렇게 큰 무대는 꿈꿔본 적 없는 제가 여기까지 이렇게 왔다. 앞으로도 무대에서 응원해 주시는 팬들의 마음을 되새기면서 14년 더 가겠다"고 약속했다.

[사진 = EDAM엔터테인먼트 제공]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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