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유진형 기자] 선수들 사이에서 한 사람을 발견한 뒤 이대호의 얼굴에서 찐 미소가 흘러나왔다.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가 1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 앞서 7번째 은퇴 투어를 가졌다.
수원은 이대호가 2001년 신인이었을 때 시범경기에서 투수로 처음으로 1이닝을 던졌던 특별한 추억이 있는 야구장이다. 그리고 KT에는 박기혁 코치, 황재균, 신본기, 장성우, 오윤석, 김준태 등 롯데 출신 코치과 선수들이 많다. 그래서 수원은 이대호에게 편안하면서도 특별한 곳이다.
이대호 은퇴투어의 마지막은 언제나 그랬듯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모여 이대호 은퇴를 기념하는 사진촬영이었다. KT 선수들은 기념촬영을 위해 그라운드로 걸어 나갔다.
그 순간 갑자기 이대호가 1루 더그아웃을 보며 양손을 흔들며 환하게 웃었다. 1루 더그아웃 앞에는 부상 중인 박병호가 깁스를 한 채 선수들 사이에서 조용히 함께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대호의 반가운 인사에 박병호는 선글라스를 벗고 공손히 인사를 했다. 깁스를 하고 있어서 그라운드로 나가서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이대호의 마지막을 응원하기 위해 은퇴투어에 참가한 박병호였다.
마이크를 잡은 이대호는 "감사합니다. 준비해 주신 수원시, KT 관계자, 양 팀 선수단에게 감사하다. 남은 경기가 얼마 안 남았다. 박병호 선수가 깁스하고 와서 축하해 줬다. 병호가 빨리 나아서 KT가 좋은 성적 거뒀으면 좋겠다."라며 박병호를 응원했다.
한편 박병호는 지난 1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키움 2루수 김태진의 태그를 피하며 2루를 밟으면서 발목을 접질렸다.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 오른쪽 발목 앞뒤 인대 손상(파열) 진단을 받았다. 박병호는 포스트시즌 출전을 위해 수술이 아닌 재활치료를 선택했고 현재 깁스를 하고 치료 중이다.
은퇴시즌 41살에도 변하지 않는 타격 능력을 뽐내며 KBO 최고령 타격왕까지 넘보는 이대호와 2년의 부진을 씻고 홈런왕으로 완벽하게 부활한 37살 거포 박병호의 보이지 않는 조용한 우정에 야구팬들은 박수를 보냈다.
[깁스를 한 채 이대호 은퇴투어에 참석해 축하한 박병호. 사진 = 수원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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