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출루율만 더 높이면 수위타자 경쟁도 할 수 있다.”
키움 내야수 김혜성(23)의 야구재능이야 두 말하면 입 아프다. 2017년 2차 1라운드 7순위로 입단해 1군에서 683경기를 소화했다. 2년차였던 2018년부터 올해까지 최소 120경기 이상 출전했다. 김혜성 또래에 이 정도로 1군 경력을 쌓은 야수는 드물다.
홍원기 감독이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작년 유격수 골든글러브 수상으로 기량이 만개한 김혜성을 2루로 옮긴 건 팀을 위한 전략적 디시전이었다. 그러나 그에 못지 않게 김혜성의 재능을 더 끄집어내고자 하는 목적도 있었다.
장거리 송구가 때때로 부정확한 약점을 감추고, 빠른 발을 활용한 넓은 수비범위를 극대화하면, 그리고 수비 부담을 덜고 공격과 주루에 좀 더 집중시키면 팀도 본인에게도 더 나을 것이란 생각이 있었다.
실제 김혜성은 올해 작년보다 더 좋은 모습이다. 3일 인천 SSG전서 주루 도중 김택형과 충돌, 왼손 중수골 골절로 3주간 자리를 비웠다. 때문에 379경기 연속출장기록도 끊겼다. 그래도 123경기서 타율 0.315 4홈런 46타점 79득점 34도루 OPS 0.774.
리그 최강 공수겸장 2루수로 거듭났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A 1.326로 3위이자 내야수 1위다. 시즌 내내 1위를 달리다 3주간 결장하면서 자연스럽게 3위까지 내려갔다. 타구처리율은 94.90%로 여전히 리그 내야수 1위.
사상 최초 내야 두 포지션 골든글러브 수상에 도전했다. 3주간 빠지면서 안치홍(롯데)과 김선빈(KIA)에게 주도권을 넘겨준 분위기다. 도루왕 2연패도 쉽지 않다. 박찬호(KIA, 38개)가 1위로 올라섰다. 김혜성과 4개 차. 시즌 막판이라 작은 격차가 아니다.
홍원기 감독은 23일 고척 두산전을 앞두고 흥미로운 얘기를 했다. 김혜성의 이날 1군 등록 소식을 전하면서 “공격성향이 강한 타자다. 출루율만 더 높이면 수위타자 경쟁도 할 수 있다. 아직 어린타자라서 성장은 진행형”이라고 했다.
김혜성이 타격왕을 차지할 만한 포텐셜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올 시즌으로 치면 절친 이정후(0.345)와 경쟁할 수 있다는 의미. 홍 감독 지적대로 김혜성의 올 시즌 출루율은 0.371로 리그 16위다. 좋은 편이지만 리그 최상위급은 아니다. 4~5번 타순에도 자주 배치되면서 공격적 성향을 띈 것도 있지만, 정교하게 공을 골라내며 출루를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닌 건 사실이다.
출루율이 높으면 자연스럽게 타율 상승까지 기대해볼 수 있다. 출루율만 높고 타율이 높지 않은 타자들도 있지만, 일단 공을 잘 골라내면 쳐야 할 공에만 집중할 수 있고, 애버리지를 더 높일 수 있다.
김혜성이 올해 타격왕 경쟁을 펼치는 건 불가능하다. 시즌 막판 복귀한 것만으로도 기적이다. 다만, 그 정도로 자기관리에 철저하고 야구에 열정이 대단한 타자인만큼,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것도 사실이다. 김혜성이 내년에 절친 이정후와 타격왕 경쟁을 펼칠 수 있을까. 그 정도로 성장하면, 국내 2루 경쟁력만큼은 확고부동한 톱이 될 수 있다.
김혜성은 “감독님이 그런 말을 해줘서 감사하다. 야구에 만족이란 없다. 작년보다 좋아졌지만, 삼진을 좀 당하고 출루율이 낮은 편이다. 그에 대비해 연습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날 복귀해 2타수 1안타 1득점했다. 8회에는 실책도 범했다.
[김혜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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