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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 입성 후 연일 색다른 회의 진행을 보여주고 있다. 발언 순서를 바꾸고 현안 관련 즉석 질의 응답을 갖는 등 관행적으로 굳어진 정당 회의 방식에 변주를 주는 모습이다.
이 대표 특유의 ‘실용주의’가 반영된 긍정적 변화라는 시각도 있는 한편, 당 회의가 공식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되는 만큼 당원들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문화일보에 따르면 이 대표는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대표를 시작으로 모두발언 순서가 정해져 있는 것을 지적하며 이날 처음 회의에 참석한 지명직 최고위원들에게 발언 순서를 양보했다.
이 대표는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오늘도 저는 좀 있다 (발언을) 하도록 하고 서은숙· 임선숙 최고위원이 인사 삼아 먼저 발언하도록 양보하는게 어떻겠느냐"며 "발언순서는 어떻게 정하냐"고 물었다.
통상 정당 회의 모두발언은 당 대표를 시작으로 원내대표, 수석최고위원, 선출직 최고위원, 지명직 최고위원 순으로 진행되지만 이러한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맨 마지막으로 모두발언을 하고 "(발언 순서를) 나이 순도 (좀 그렇고) 가나다 순으로 하게 되는 것도 우연에 의해 정해져 억울한 것 아니냐, 다음에는 순서를 바꿔서 교대로 하기로 하자"며 "정치에서 (발언) 순서가 진짜 중요한 것 같은데 언제나 공평과 정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지난 19일 최고위회의에서도 "정해진 순서대로 발언하다 보니 장경태 최고위원이 매번 맨 끝에 발어나게 된다"며 장 최고위원에 우선 발언권을 주기도 했다.
발언 순서뿐 아니라, 돌아가며 모두발언을 한 이후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해 현안을 논의하던 방식도 허물었다.
이 대표는 그간 회의에서 쌀값 폭락과 관련해 김성환 정책위의장과 박홍근 원내대표에 원내 대책 마련 상황을 즉석 질의하고 그 자리에서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22일 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초부자 감세’ 저지에 관해서도 이전 최고위회의에서 대응 방안을 묻는 등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경기도지사때의 회의 진행 방식으로, 일을 되게 하는 쪽으로 빨리 해결하겠다는 ‘실용주의’의 연장선"이라며 "모두발언만 하고 비공개 전환되는 형식적 회의가 아닌 진짜 토론이 이뤄지는 실질적 회의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당 회의가 매번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 되는 만큼 ‘개딸(개혁의 딸)’ 등 지지층이 보는 상황에서 민생 야당으로서 역할을 부각하려는 시도라는 시각도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연일 유튜브 관리의 중요성을 당직자들에게도 강조하고 있는데, 이러한 회의 방식 역시 유튜브를 보고 있는 당원들을 의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형식적 회의 탈피라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비공개 회의에서도 충분한 토론이 이뤄질 수 있는데 자칫 숙의가 이뤄지지 않은 의견이나 발언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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