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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희망과 탄식이다. 재활시즌도 끝을 향해 달려간다.
SSG 120억원 재활형제 문승원과 박종훈의 희비 쌍곡선이 묘하다. 문승원이 전반기 막판, 박종훈이 후반기 시작과 함께 돌아왔다. 불펜에 가세한 문승원이 예상 외로 빠르게 적응하며 필승계투조로 자리잡은 반면, 익숙한 선발로 돌아온 박종훈은 좀처럼 페이스를 올리지 못했다.
실제 문승원은 8월 9경기서 1승2홀드 평균자책점 2.38로 맹활약했다. 김원형 감독은 문승원에게 멀티이닝을 맡기되, 연투를 철저히 자제시켰다. 반면 박종훈은 8월 4경기서 2승1패 평균자책점 8.27로 부진했다.
그런데 9월 들어 상황이 바뀌었다. 박종훈은 4경기서 1승2패 평균자책점 3.38이다. 피안타율이 8월 0.324서 9월 0.227로 확연히 좋아졌다. 특히 최근 두 경기서 7이닝 무실점, 7이닝 1실점으로 압도적 투구를 했다. 팔꿈치 수술 직전에도 이 정도의 쾌투는 드물었다.
문승원은 9월 들어 연투도 했고, 급기야 서진용의 부진으로 마무리까지 맡았다. 그러나 흐름이 좋지 않다. 8경기서 1패3세이브 평균자책점 11.57. 마무리로 나가자 좋은 날과 안 좋은 날의 차이가 심했다. 더욱 신경 쓰이는 건 20일 KT전 이후 팔꿈치 통증이 재발하며 1군에서 빠졌다는 점이다.
희망과 탄식이 교차한 8~9월. 수년간 인천 프랜차이즈의 선발 두 자리를 지켜온 이들이 왜 심한 그래프 변동을 겪는 것일까. 우선 당연히 예전의 컨디션, 몸 상태와 동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1년간의 토미 존 수술과 재활을 거쳐 복귀했다. 길게 볼 때 올해까지 재활 시즌이다. 대부분 투수는 곧바로 예전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한다.
때문에 이런 현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박종훈의 경우 최근 좋았던 두 경기와 그 전 경기들을 보면, 특별히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게 김원형 감독 설명이다. 타이밍상 컨디션이 올라올 때가 됐다고 봤다.
단, 김 감독은 16일 창원 NC전서 박종훈의 페이스가 근래 가장 좋은 걸 간파하고 의도적으로 7회까지 뒀다고 했다. 투구수가 106개로 다소 많았지만, 좋을 때의 리듬, 느낌을 최대한 기억하는 것도 괜찮다고 판단했다. 실제 그날 호투가 다음 등판(22일 인천 한화전)으로 이어졌다.
문승원의 경우 팔꿈치 후방 충돌 증상으로 빠졌다. 복귀 시점을 예상하긴 어렵지만, 그렇게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다만, 복귀 후 역할에 대해선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불펜 투수로서 연투와 멀티이닝 모두 주기적으로 쉬고 등판하는 선발투수에 비해 팔에 부담이 갈 수 있다.
당장 시즌 막판, 그리고 포스트시즌서 두 사람의 역할과 경기력에 초점이 맞춰지는 건 당연하다. 선발 한 자리와 핵심 불펜으로서 역할을 이어간다면, 포스트시즌서도 SSG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큰 틀에선 두 사람의 건강 유지와 내년 경기력 향상 여부, 문승원의 선발투수 복귀 가능성, 그에 따른 마운드 보직 정비 등이 관심을 모은다. 5년 65억원(박종훈), 55억원(문승원) 계약을 맺은 만큼, SSG는 궁극적으로 이들이 예전 수준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박종훈과 문승원.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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