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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청래 최고위원과 대화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계기로 특유의 ‘사이다 발언’을 자주 내놓고 있다. 지난달 당대표 취임 이후 대여 공세를 비교적 자제해왔지만, 정부·여당의 실책이 잇따르자 공격 본능을 되살리고 있는 것이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이 대표는 29일 당 상임위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윤석열정부가 대한민국 국정을 맡은 지 몇 달 되지 않았지만 참으로 실망스러운 국정 운영을 보여주고 있다”며 “국내뿐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대한민국 국격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경제나 민생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려 “외교 참사는 엎지른 물이지만, 제발 경제 참사라도 막아보자”며 정부를 압박했다.
이 대표는 현 상황이 “경제의 큰 위기이자 민생의 위기”라며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에 무역수지 적자, 주가 폭락, 가계부채 부담까지 국민의 고통이 점점 커진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28일에도 “이번 외교 참사의 책임을 분명히 묻겠다”(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요즘 자꾸 떠오르는 것이 적반하장과 후안무치라는 단어”(제주 타운홀미팅)라며 정부를 향해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다.
이 대표가 사이다 발언을 재개한 데는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무마하기 위해 국민의힘이 제기한 민주당과 MBC 간 ‘정언유착’ 프레임이 상식적이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누가 봐도 어이없는 주장을 반복하니 이 대표도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데 부담을 덜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성 지지층의 요구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친이재명계 한 의원은 “그간 이 대표가 정부 비판 발언을 자제하면서 지지자들 사이에서 야당의 목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기존의 ‘민생 올인’ 전략에 한계를 느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에서 이탈한 지지율을 민주당이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자 전략을 수정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의 메시지 기조는 지난 대선 때부터 논쟁거리였다. 차분한 태도로 무게감을 강조해야 한다는 의견과 성남시장·경기지사 시절처럼 지지층의 속을 시원하게 뚫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이 대표는 위기의 순간 사이다 발언을 꺼내 드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최근 발언들은 지지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편하게 목소리를 낸 것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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