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홈런도둑은 잊어야 할 것 같다.
SSG 추신수는 정규시즌을 이대로 마감할 듯하다. 18일 인천 두산전 이후 늑골 미세골절로 1군에서 빠진 상태다. 김원형 감독은 29일 인천 키움전을 앞두고 “잔여경기 출전은 쉽지 않다. 통증은 가라앉았고 실내에서 가볍게 훈련한다”라고 했다.
사실상 포스트시즌에 초점을 맞추면서 무리를 시키지 않겠다는 의미다. 마침 SSG에 추신수에 못지 않게 강력한 리드오프가 나타났다. 주인공은 외국인타자 후안 라가레스다. 라가레스는 20일 인천 KT전부터 계속 톱타자로 나선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김 감독은 “리드오프는 타석에 가장 많이 들어서는 선수다. 컨디션 좋은 선수가 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마침 라가레스가 멀티히트도 치고(18일 인천 두산전 4안타) 좋았다. 그래서 1번 타자로 선택했다”라고 했다.
김 감독도 막상 라가레스를 리드오프로 써보니 흡족했다. 메이저리거 시절 골드글러브를 받은 경력으로 ‘수비 귀신’ 혹은 ‘홈런 도둑’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알고 보면 발도 느리지 않고 작전수행능력도 좋은 편이다. 29일 인천 키움전, 6회말 무사 1,2루서 희생번트를 깔끔하게 댔다.
김 감독은 “야구의 흐름을 알고 한다고 해야 한다. 베이스러닝도 잘 하고 번트 능력도 좋다. 외국인타자지만 작전수행능력을 갖고 있다”라고 했다. 25일 인천 LG전서만 무안타에 그쳤을 뿐, 리드오프로 돌아선 뒤 계속 1~2안타를 치며 중심타선에 밥상을 잘 차린다.
48경기서 타율 0.313 6홈런 31타점 22득점 OPS 0.818 득점권타율 0.372. 타석에서 계획에 맞춰 영리한 대처를 할 줄 안다는 평가가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다. KBO리그 경험이 일천한 외국인타자들은 변화구 승부를 집중적으로 하는 편이다. 그러나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라가레스는 각이 큰 스플리터(0.182)를 제외하면 변화구 타율도 좋은 편이다. 슬라이더에 0.341, 커브에 0.304.
SSG로선 추신수의 공백을 최소화면서 라가레스의 다양한 쓰임새까지 파악했다. 일석이조다. 라가레스가 공수에서 이 정도의 모습을 포스트시즌까지 이어갈 수 있다면 재계약을 망설일 이유가 없다. 결정은 신중해야 하겠지만, SSG가 내년에 공수에서 라가레스만큼 하는 외국인타자를 구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분명 라가레스의 타격감이 다시 떨어지는 시기는 찾아온다. 추신수가 돌아오면 본래의 역할을 맡을 게 유력하다. 그러나 라가레스가 페넌트레이스 최종일까지 페이스가 떨어지지 않는다면 김원형 감독도 포스트시즌서 다양한 타순을 구상할 수 있을 것이다.
[라가레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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