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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끝난 직후 그라운드에서 충돌하는 두 팀 서포터들. /CNN 동영상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인도네시아 동부 자바에서 1일 밤 프로 1부리그 축구 경기가 끝난 뒤 팬들의 난동 탓에 인파에 깔려 압사하는 등 적어도 129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부상자도 180명 가까이 돼 전 세계 경기장 참사 가운데 최악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외신을 인용한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사고는 말랑 리젠 시의 칸주루한 구장에서 열린 BRI 리가 1 소속 아레마 FC와 페르세바야 수라바야의 경기가 끝난 뒤 시작됐다. 아르마가 2-3으로 졌는데, 흥분한 아르마 서포터스 수천명이 경기장 안으로 뛰어들었고 상대 응원단도 경기장으로 쏟아져 나왔다.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섰고, 놀란 수백명이 최루탄을 피하려 출구 쪽으로 달려가다 넘어지면서 인파에 깔렸다.
현지 뉴스 채널에 소개된 동영상에는 사람들이 경기장 안에서 마구 내달리는 모습과 함께 수많은 이들이 쓰러진 모습도 보인다고 통신은 전했다.
미국 CNN이 보도한 동영상을 보면 달아나는 서포터들을 향해 경찰이 몽둥이를 휘두르고 이단옆차기를 하는 등 폭압적인 진압 양상을 보인 것도 사태를 악화시킨 요인으로 보인다. 아무리 이 나라에서 이전에도 여러 차례 축구 경기 도중 폭력 충돌이 있었다 해도 경찰은 너무 폭력적으로 보인다.
현지 경찰은 127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공식 발표했는데 현장에서 34명이 숨졌고 나머지는 병원에서 치료 도중 사망했다. 사망자 가운데 경찰관도 2명 포함됐다.
말랑 리젠 시 당국자는 “인파가 서로 깔리고 질식하면서 사망자가 다수 나왔다”며 “수백 명은 다쳐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병원에서 치료 중인 부상자 중에서도 계속 사망자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 축구협회(PSSI)는 이번 사고를 이유로 일주일 동안 리그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자이누딘 아말리 인도네시아 체육부 장관은 콤파스 TV에 축구 경기 관련 안전 규정을 재평가하고 부적격 판정이 내려진 경기장에는 아예 관중 입장을 허용하지 않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축구 경기장 관련 최악의 참사로는 1989년 4월 셰필드 힐스보로 스타디움을 찾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버풀의 원정 서포터 96명이 압사한 것이 손꼽힌다.
인도네시아는 내년 5~6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을 개최할 예정이다. 아울러 중국이 개최권을 반납한 내년 아시안컵 대회를 유치하겠다고 도전에 나선 세 나라 가운데 한 나라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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