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파야 타이거즈 역사가 만들어진다.
KIA 2년차 좌완 이의리가 일을 냈다. 4일 잠실 LG전서 5이닝 6피안타 3탈삼진 3볼넷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데뷔 2년만에 10승 투수가 됐다. 심지어 양현종과 외국인투수들을 제외하면 2012년 김진우(10승) 이후 처음으로 10승 투수가 나왔다.
KIA가 에이스 양현종을 제외한 확실한 토종 선발투수를 만드는 게 그만큼 힘들었다는 걸 증명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의리도 10승을 그냥 달성한 건 아니다. 데뷔 첫 시즌이던 작년부터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했으나 후반기를 부상으로 망쳤다.
전반기에 14경기서 4승3패 평균자책점 3.89, 후반기에 5경기서 2패 평균자책점 2.74였다. 전반기에도 잘 던지고도 승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후반기에는 승수를 쌓을 기회조차 거의 없었다. 자신의 부주의로 덕아웃 계단을 잘못 디디는 바람에 건강의 소중함을 제대로 느꼈다.
올 시즌 이의리는 지난 겨울 다짐대로 풀타임 시즌을 보냈다. 특별한 부상 없이 29경기에 선발 등판, 10승10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가 12회로 많은 편은 아니었다. 제구 기복이라는 숙제도 뚜렷하다.
그러나 자신의 경쟁력을 실전서 마음껏 뽐내며 가능성을 확인한 것 자체가 수확이다. 이의리의 최대강점은 스피드다. 이날도 최고 151km까지 나왔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작년 145.4km서 올해 146.3km로 향상됐다.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구속을 올리면서, 이의리만의 경쟁력을 확립했다. 작년보다 체인지업 구사율을 줄이고 패스트볼 구사율을 높이며 장점을 극대화했다. 연차 대비 경기운영능력, 제구력도 좋은 편이다.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의 비중이 낮지만, 타자들은 알고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다. 같은 140km 후반의 스피드라도 좌투수의 위압감은 다르다는 게 중론이다.
이의리는 따지고 보면 양현종보다 성장 속도가 빠르다. 양현종은 2년차이던 2008년에 48경기서 5패5홀드 평균자책점 5.83이었다. 제구 기복이 심해 선발진에 들어가지도 못한 원석이었다. 타이거즈 최연소 10승 투수가 된 배경이다.
대신 양현종은 1~2년차에 충분히 좌절하면서 절치부심, 2009년부터 타이거즈 대표 선발투수로 거듭났다. 1~2년차 인고의 세월이 있었기에 지금의 대투수가 탄생했다. 이의리 역시 작년의 아픔을 계기로 올해 더욱 몸 관리에 신경을 썼다.
이의리가 2년차에 성장 발판을 확실하게 다졌다. 만약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이 성사될 경우 또 다른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 김기훈, 윤영철 등과 경쟁하겠지만, 일단 ‘대투수 후계자’ 구도에서 가장 앞서 나간 건 사실이다.
[이의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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