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2015년 10월 31일 잠실야구장을 찾은 두산 팬들은 '허슬두' 정신으로 똘똘 뭉쳐 우승을 만들어낸 두산 선수들과 함께 눈물을 흘리며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7년 동안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당시 두산의 내야를 철통같이 지켰던 2루수 오재원, 3루수 허경민, 유격수 김재호가 오랜만에 잠실 그라운드에서 함께 수비를 했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 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최종전,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은퇴를 발표한 오재원을 9회초 대수비로 투입 시켰다. 그리고 김재호도 유격수로 교체 투입했다.
두산 내야는 영광의 그때처럼 2루수 오재원, 3루수 허경민, 유격수 김재호로 수비 라인을 형성됐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간 한국시리즈에 연속 진출했고, 세 차례의 한국시리즈 우승(2015, 2016, 2019)과 두 차례의 통합우승(2016, 2019)을 만들어냈던 두산 왕조 시절 내야진이 다시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세 선수가 함께 모이자 잠실야구장을 가득 메운 두산 팬들은 그때 그 시절을 회상하며 함성을 질렀다. 이미 패색이 짙은 경기였지만 두산 팬들은 한목소리로 두산 베어스 응원가를 목놓아 외쳤다.
올 시즌 두산은 매년 계속 이어온 FA 선수 이탈과 부상, 그리고 다양한 악재가 겹치며 역대 최다 패배인 82패를 기록했다. 그리고 창단 이후 처음 9위라는 치욕적인 순위로 시즌을 마쳤다. 그래서 그랬을까 과거 왕조를 이끌었던 선수들이 다시 뭉치자 잠실야구장은 마치 우승이라도 한 듯한 함성 소리로 가득했다.
단 1이닝이었지만 그때 그 시절처럼 나란히 그라운드에 섰던 세 선수를 본 두산 팬들에게는 꿈같은 시간이었다. 이제 다시는 볼 수 없는 그림이 된 오재원, 허경민, 김재호가 함께하는 마지막 야구는 이렇게 끝났다.
세 선수는 경기 후 열린 오재원 은퇴식에서도 끈끈한 우정을 과시했다. 오재원의 왼쪽에는 허경민이 오른쪽에는 김재호가 서서 그라운드를 떠나는 오재원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2015시즌부터 두산 지휘봉을 잡으며 리그 최고의 감독 자리에 오른 김태형 감독도 "2015년 우승 멤버들에게는 특별히 애정도 많이 간다"라며 최고의 선수들이라 인정했다.
하지만 이제 두산은 많은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우승 주축 멤버들은 타팀으로 이적했거나 은퇴를 했다. 두산에 남은 선수들도 이제 30대 중반을 넘겨 예전처럼 활약하기는 힘들다. 그리고 올 시즌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김태형 감독의 거취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두산이 변화를 추구한다면 김태형 감독과 동행하지 않을 수도 있다.
2010년대를 지배한 두산 왕조는 이제 변화의 기로에 섰고, 당시 멤버들은 추억으로 기억되고 있다.
[과거 두산 왕조를 책임졌던 오재원, 허경민, 김재호 내야 라인이 시즌 마지막 경기서 다시 뭉쳤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