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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블로그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20대 후반기 국회에서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을 지낸 5선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현재는 국회 교육위 소속)은 지난달 중순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하이브로부터 다급한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당시 하이브 관계자는 안 의원에게 “10월 9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예정된 프로축구 K리그2 경기(부산 아이파크 대 충남 아산)를 다른 장소로 옮기는 데 힘을 써달라”고 요청했다.
10월 15일 같은 곳에서 개최되는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BTS 콘서트의 무대를 미리 설치하기 위해서는 9일 이전부터 경기장을 비워야 했기 때문이다.
현재 문체위 소속도, 부산권 지역구도 아닌 안 의원(경기 오산) 입장에서는 난처한 요청이었다고 한다.
이 사안을 잘 아는 민주당 관계자는 “안 의원이 BTS의 국위선양 역할을 인정해 연예인 병역특례제도(병역법 개정안)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보고 하이브 측이 연락해온 것 같다”고 전했다.
하이브가 보름 가까이 안 의원을 비롯한 요로를 통해 분주히 뛴 결과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해당 K리그2 경기일을 엿새 앞둔 지난 3일 경기 장소를 기존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보조경기장으로 바꿨다.
하이브가 이번 BTS콘서트 준비를 위해 야당까지 접촉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부산세계박람회의 성공적인 유치를 위한 이번 콘서트를 통해 병역특례의 국민적 여론을 모으려는 것 같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는 지역행사가 아닌 국가 부흥 행사”라며 대회 유치를 위해 범정부차원의 총력전을 선언했다.
2030세계박람회 유치국은 내년 11월 세계박람회기구(BIE) 회원국 170개국의 비밀투표로 결정되는데, 부산시는 그때까지 엑스포 유치 홍보대사인 BTS가 멤버 이탈 없이 ‘완전체’로 활동해주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지난 8월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부산시장은 BTS 병역특례를 대통령실에 공개적으로 건의했고 김진표 국회의장도 만나 협조를 요청했다.
그동안 BTS 병역특례에 대해 하이브측은 “아티스트들은 과거 반복적으로 ‘국가 부름에 응하겠다’는 메시지를 냈고, 그 생각은 변함없다”(지난 4월 이진형 커뮤니케이션 총괄)는 입장을 냈다.
하지만 연말로 갈수록 내년 입영 통보 대상이 되는 BTS 맏형 ‘진’(30·김석진)의 행보에 여론 관심이 쏠리자 하이브 측의 대응도 빨라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BTS가 완전체로 공연을 할 수 있는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다.
그러나 정작 병역특례의 입법 키를 쥔 국회에선 논의가 공전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연예인 병역특례제도 도입과 관련한 5개 법안이 제출돼 있다. 하지만 같은 정당에서조차 의원들끼리 의견이 갈린다.
지난 7일 국방부의 병무청 국정감사에서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여주는지 국익 측면에서 봐야 한다”며 추진론을 펴자, 군 장성 출신인 같은 당 신원식 의원은 “가수 남진 씨는 베트남전에 다녀왔고, 가수 나훈아 씨도 군대를 다녀왔다”고 반대입장을 폈다.
민주당도 “비틀스에 준하는 BTS가 있다. 7명의 젊은이가 병역을 치른다 해서 국가이익이 커지겠나”(설훈 의원)며 병역 특례에 찬성하는 흐름이 우세하지만 당론으로 채택할 정도는 아니다.
국방위 소속의 한 민주당 의원은 “병역특례를 추진했다가는 소위 ‘이대남’(20대 남성)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고, 반대하자니 BTS 팬들의 원성을 살 수 있어 어느 한쪽 편을 들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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