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수원 이현호 기자] 기성용(33, FC 서울)이 후배들을 격려할 때는 긴말이 필요 없다.
기성용은 만 19세이던 2008년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A매치 2번째 경기인 북한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신고했다. 이후 2010 남아공 월드컵, 2011 아시안컵, 2014 브라질 월드컵, 2015 아시안컵, 2018 러시아 월드컵, 2019 아시안컵 등 수많은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A매치 통산 110경기를 뛴 그는 2019년 1월에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기성용은 소속팀 FC 서울 후배들이 축구대표팀에 뽑히면 툭툭 던지는 식으로 조언과 격려 메시지를 보내곤 했다. 올해 1월에는 FC 서울 공격수 조영욱(23)이 파울루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아 튀르키예 전지 훈련 명단에 뽑혔다.
당시 한국은 몰도바와 친선 경기가 예정되어 있었다. 몰도바전을 앞두고 기성용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조영욱과 나눈 메신저 대화를 공개했다. “(경기에) 못 뛸 거 같으면 감독님 방 가서 무릎 꿇어”라는 기성용의 조언(?)이 눈길을 끈다. 어떻게든 감독님 눈에 띄어서 데뷔전을 치르고 돌아오라는 뜻이었다. 기성용의 응원대로 조영욱은 A매치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넣었다.
최근 9월에는 FC 서울 측면 수비수 윤종규(24)가 대표팀에 뽑혔다.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이 2개월 남은 시점이기에 대표팀 발탁 의미가 더욱 클 수 있다. 윤종규는 코스타리카전에 선발 출전해 황희찬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임팩트를 남기고 왔다.
기성용은 조영욱에게 했듯이 윤종규에게도 해준 말이 있을까.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 삼성과 맞대결을 치르고 나온 윤종규는 “제가 대표팀에 다녀온 뒤로 (기)성용이 형이 짧고 굵게 ‘느낀 거 있지?’라고 물어보셨다”고 기자들에게 들려줬다.
윤종규의 대답은 “네 느낀 게 많았습니다”라고 한다. 다만 “무얼 느꼈는지 세세한 얘기까지는 성용이 형에게 하지 않았다. 저 스스로 느낀 게 많았다”고 설명했다. 기성용은 대답을 들으려는 의도로 묻지 않았고, 윤종규 또한 대선배의 질문 의도를 파악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윤종규는 A매치 3경기 출전한 새내기다. 그래도 카타르 월드컵 출전 가능성은 남아있다. 대표팀에서 오른쪽 측면 수비는 확고한 주전이 없기 때문이다. 김문환(전북 현대), 김태환(울산 현대)에 이어 윤종규까지 3명이 경쟁하는 체제다. 게다가 이번 카타르 월드컵은 최종 엔트리가 23명이 아닌 26명으로 늘어났기에 최종 명단에 들 확률이 더 높아졌다.
윤종규는 “월드컵보다 제 앞에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면서 “대표팀보다 소속팀 FC 서울에서 잘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대표팀에서 잘하기 위해 소속팀에서 잘하려는 생각은 없다. 대표팀 상관없이 FC 서울이 K리그1에서 생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다짐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기성용 SNS, FC 서울 제공]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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