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타자들을 상대하는 요령이 생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온다.”
KIA 예비 특급신인 윤영철(18)에게서 포착되는 또 하나의 특징이 미소다. 마운드에서 시종일관 밝은 모습을 잃지 않는다. 올해 고교대회서 찍은 사진들을 봐도 그렇고, 중계방송에서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심지어 KBO리그 레전드들과 맞붙으면서도 여전히 ‘웃상’이었다. JTBC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에 충암고 에이스로 두 차례, 청소년대표팀 마무리투수로 한 차례 등판해 이승엽 감독의 몬스터즈를 상대했다. 박용택, 정근우, 정성훈, 이택근, 정의윤 등 쟁쟁한 대선배들에게 전혀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과시했다.
심지어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이승엽 감독을 절체절명의 위기서 상대해 초구에 1루수 파울플라이로 돌려세우기도 했다. 정면승부를 하자는 포수 김동헌(키움 예비신인)의 말에 “OK”를 외치며 씩 웃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윤영철을 지난 8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기자실에서 만났다. 미소의 의미에 대해 물어보자 “처음에는 긴장했다. 그런데 1~2타자를 상대하면서 긴장이 풀렸다. 계속 던지다 보니 요령이 생겨서 그랬던 것 같다”라고 했다.
보통 강심장이 아니다. 어쩌면 정확한 제구력과 커맨드, 경기운영능력 이상으로 중요한 요소다. 어떤 상황서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으며, 여유를 갖고 투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윤영철은 “어릴 때부터 마운드에서 자주 웃었다. 평소에도 자주 웃는다”라고 했다.
이 얘기를 하면서도 미소를 머금었다.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마운드에서 ‘억지 미소’를 짓는 게 아니라는 건 확신했다. 이제 아마추어와 차원이 다른 KBO리그에서도 그 미소를 잃지 않을 것인 지 지켜봐야 한다. 내년에 1군 마운드에서도 그 미소를 이어간다면 특급신인 반열에 오를 수 있다.
인터뷰에 동석한 예비신인 내야수 정해원(휘문고)은 “같은 팀이 돼서 다행이다. 작년에 두 번 붙어서 한 번도 안타를 치지 못했다. 모든 구종이 완벽하다. 직구 제구도 잘 되고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원하는대로 잘 던지니까 상대하기 까다로운 투수”라고 했다.
KIA는 계약금 3억2000만원, 연봉 3000만원 등 3억5000만원 투자를 시작으로 특급좌완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윤영철도 프로 생활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구단의 지시로 공을 잡지 않고 있으며, 제주도 마무리캠프에도 가지 않을 예정이다. 철저히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파워를 키워 구속을 늘리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윤영철은 “양현종 선배님에게 궁금한 게 많다. 경기를 운영하는 방법, 볼배합 등을 배우고 싶다”라고 했다. 그런데 롤모델로는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선배님이다. 볼배합과 제구력을 배우고 싶다”라고 했다.
프로에서 상대하고 싶은 타자도 있다. 올해 신인 내야수 이재현(삼성)이다. 윤영철은 “작년 주말리그에서 3안타를 맞았다. 이재현 선배님과 프로에서 다시 맞붙고 싶다”라고 했다. 복수를 하겠다는 의지다.
[윤영철.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