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리치' 전여빈 "이상한 사람이라도 괜찮아요…류준열과 만난 양조위?"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전여빈이 '글리치' 출연 소회를 밝혔다.

전여빈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마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앞서 7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글리치'로 전 세계 190여 개국 시청자들을 찾아가며 이와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글리치'는 외계인이 보이는 지효(전여빈)와 외계인을 추적해온 보라(나나)가 흔적 없이 사라진 지효 남자친구의 행방을 쫓으며 '미확인' 미스터리의 실체에 다가서게 되는 4차원 그 이상의 추적극이다. 영화 '연애의 온도' '특종: 량첸살인기' 등을 연출한 노덕 감독과 넷플릭스 '인간수업'으로 혜성처럼 등장한 진한새 작가가 의기투합, 특정한 장르로 규정할 수 없는 독특한 이야기를 완성했다.

특히 '글리치'는 영화 '죄 많은 소녀'로 신인상 트로피를 싹쓸이하고 드라마 '멜로가 체질' '빈센조'로 대세로 거듭난 전여빈이 나나와 케미를 발산, 관심을 모았다.

전여빈은 하루아침에 지구에서 증발한 남자친구를 찾아 나선 외계인 목격자 홍지효로 분해 극을 이끌었다. 모험을 통과하면서 자신을 둘러싼 미스터리와 봉인되어 있었던 기억을 마주하며 변화를 맞는 지효의 성장을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이날 전여빈은 '글리치' 출연에 대한 남다른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사실 저는 학창 시절에 자기감정에 솔직하지 못했다. 괜찮은 척하려 했던 편의 사람이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인데 '나는 강해, 괜찮아'했던 게 어떻게 보면 일종의 억압일 수도 있겠다. 데뷔 초, 남의 마음을 치유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힌 적이 있는데 솔직히 말해서 제가 치유받고 해소하고 싶어서, 내가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고 싶어서 그렇게 얘기했던 것 같다. 그런 제가 이번 '글리치'를 하며 자유로움, 해방감을 느꼈다. '당신 안에 외계인이 있어도 괜찮아요. 외계인을 찾아가도 되고 못 찾아가도 괜찮아요. 우리 모두 다 이상한 사람일 수 있어요. 하지만 괜찮아요'라고 느꼈고 여러분에게도 이렇게 말해 주고 싶다"라고 터놓았다.

이어 그는 "외계인이란 단어는 너무나 내밀한 것인 거 같다. 꼭 그게 외계인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숨기고 싶은 자기만의 어떤 역사라든가, 남한테는 확실하게 드러내지 못하는 엉뚱한 모습이 다들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전여빈은 "데뷔를 한지 4~5년이 된 거 같은데 매 순간이, 지금이 중요한 기점이라는 생각이다. 한 작품 끝엔 다시 또 걸어가야 하는 시작점에 놓인 것처럼 느껴진다. 몇 십 년 동안 배우의 길을 걸어온 양조위 선배님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으로 제 마음과 통했더라.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고, 배우는 아주 긴 여정으로 가야 한다고. 내후년에도 그렇게 느낄 거 같다"라고 전했다.

그는 "처음 배우를 시작할 때 과연 편안해지는 순간이 올까, 쉬워지는 순간이 올까 떠올려봤던 적이 있다. 근데 여전히 쉽지 않다. 오히려 '하면 할수록 어렵다'라는 말이 너무나 공감된다. 신인일 땐 신인이라 반짝거렸다면 지금은 책임감도 더 생기고, 스스로 캐릭터를 세공해야 하는 연기를 할 때도 있고 싸워나가고 뚫고 나가야 하는 순간도 있다"라고 진중한 태도를 엿보게 했다.

나나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전여빈은 "나나 언니는 저와 다른 그림체 같다. 처음 보면 말 걸기 어려울 정도로 차갑게 생겼다고 느꼈어서, 제가 '차가운 고양이상'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근데 언니도 저를 보고 그렇게 느꼈다더라. 근데 그게 무슨 느낌인지 알 거 같다. 제가 어릴 때 무표정을 하고 있으면 왜 그렇게 눈을 뜨냐는 말을 듣곤 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그는 "'글리치' 대본 리딩 때부터 나나 언니의 연기가 너무 좋았다. 드라마 '굿와이프'에서도 제가 가수로 알고 있던 나나와는 전혀 다른 결의 연기를 잘하는 사람이구나를 느꼈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최고더라. 언니는 이미 보라가 되어 왔어서, 뭘 하지 않아도 보라 그 자체였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여빈은 "나나 언니의 연기를 보며 즐거운 확신을 느꼈다. 저도 더 열심히 해야지, 지효다운 건 뭘까 생각하게 됐다"라고 얘기했다.

중화권 톱배우 양조위, 유가령 부부와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저녁 식사를 즐긴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전여빈은 올해 BIFF에서 류준열과 개막식 MC를 맡아 활약했다.

전여빈은 "한예리, 류준열과 함께 양조위 선배님과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눴다. 양조위 선배님이 한없이 따뜻한 눈빛으로 맞이해 주셨다. 저희에게 한국 영화가 좋은 시기를 맞이했다고 그 시기를 놓치지 않고 잘 즐겼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다. 또 선배님이 지금은 어떤 때보다 자기 마음을 따르려 한다고, 이것을 하면 나에게 어떤 이익이 다가오는지 따지지 않는다고 그러셨다. 덕분에 저도 재지 말고 본능적으로 끌리는 것에 풍덩 빠져보자, 용기를 얻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사진 = 넷플릭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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