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의외로 낙동강 오리알인가.
현역 KBO리그 최고 명장이자 두산에서 645승을 쌓은 김태형 감독이 전격 퇴진했다. 두산은 11일 김태형 감독에게 재계약 불가 통보를 한 뒤 언론에 공식발표했다. 이제 김태형 전 감독의 거취가 상당한 관심을 모은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이기는 야구’를 가장 잘 하는 사령탑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주어진 상황, 전력 대비 최상의 전력을 내는데 최적화된 지도자다.
두산이 거의 매년 FA 시장에서 주축선수가 빠져나가면서 1~2년 전에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았다고 보는 사람이 많다. 그럼에도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라갔다. 김 감독의 역량이 제대로 한 몫 했다는 평가다. 올해 두산의 부진을 김 감독 탓이라고 보는 사람은 없다.
흥미로운 건 두산을 제외하고 올 시즌을 끝으로 감독 계약이 만료되는 팀이 세 팀(SSG, LG, 키움)이며,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마친 팀도 두 팀(NC, 삼성)이라는 점이다. 때문에 시즌 중반까지도 김 감독이 올 시즌을 끝으로 두산과 결별하면 곧바로 타 구단으로 이적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한 구단과 강하게 연결되기도 했다.
그런데 현 시점에서 분위기가 미묘하게 바뀐 정황이 감지된다. 우선 NC와 삼성은 강인권, 박진만 감독대행이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식감독 승격 가능성이 제기된다. ‘역대급 2위’를 차지한 LG도 류지현 감독에 대한 만족감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SSG와 키움은 변수가 있다. SSG를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이끈 김원형 감독의 경우 재계약이 유력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단,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할 경우 약간의 변수가 생길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외부의 의견도 있다. 김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핵심들이 정용진 구단주가 아닌 SK로부터 선임됐기 때문이다.
가장 행보를 알 수 없는 사령탑이 키움 홍원기 감독이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재계약이 유력해 보인다. 그러나 이 구단은 전통적으로 나머지 9개 구단과 방향성의 ‘결’이 미묘하게 다르다. ‘그 분’의 입김이 여전하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KIA 장정석 단장은 팀을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이끌고도 재계약에 실패했다. 심지어 손혁 전 감독은 한 시즌도 채우지 못하고 그만뒀다.
그러나 SSG의 김 감독의 교체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며, 키움도 홍 감독을 교체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설령 교체해도‘빅 네임’ 김태형 전 감독에게 접촉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종합하면 김 전 감독이 올 겨울 의외로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상태다.
이런 상황서 최근 한 관계자는 “기다리면 답이 나온다”라고 했다. KBO리그 역사를 돌아볼 때 감독 계약기간과 무관하게 갑자기 감독을 교체하는 팀이 심심찮게 나왔다. 그 팀의 해당 시즌 성적이 상위권이든 하위권이든 관계없이 말이다. 구단이 모기업의 의중을 항상 100% 파악하는 건 어렵다.
더구나 1년만 기다리면 구직의 문이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과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계약이 2023시즌까지이기 때문이다. 아직 역대 KBO리그 외국인감독이 재계약을 맺은 사례는 없다.
이밖에 훗날 국가대표팀 등 김 감독을 원하는 주체가 반드시 나타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 관계자는 “나이, 스타일을 떠나 능력이 뛰어난 지도자인데 야구계에서 다시 일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겠나”라고 했다.
[두산 김태형 전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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