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3년차 맞아? PS 통산 ERA 0.89, 소형준의 강심장은 타고났다 [WC]

[마이데일리 = 수원 박승환 기자] 지난 두 시즌 동안 가을무대에서의 활약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다. 큰 무대에서 더욱 강한 모습이다.

KT 위즈 소형준은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WC)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투구수 82구,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역투하며 포스트시즌 통산 2승째를 따냈다.

큰 무대에서 전혀 긴장하지 않는 '강심장'은 타고나는 듯하다. 소형준은 데뷔 첫 시즌부터 유독 포스트시즌에 강했다. 소형준은 지난 2020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선발과 불펜 투수로 각각 한 차례씩 등판해 9이닝을 단 1점으로 막아내는 저력을 선보였다. 고졸 '루키' 임에도 불구하고 소형준의 모습에서 긴장한 듯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더 높은 무대에서는 더욱 빛났다. 소형준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두산과 다시 맞붙었고,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포스트시즌 첫 승리를 손에 넣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소형준의 포스트시즌 통산 평균자책점은 0.60에 불과했다. 그리고 좋은 흐름은 3시즌 연속해서 이어졌다.

소형준은 이날 마운드에 오르기 전까지 최근 흐름이 썩 좋지 못했다. 지난 7일 KIA와 맞대결에서 5이닝 동안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4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하지만 소형준에 대한 이강철 감독의 신뢰는 매우 두터웠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에 앞서 "소형준이 이닝도 많은데, 갑자기 어깨와 회복력이 좋아지는 것은 힘들다. 하지만 커맨드만 좋으면 충분히 상대 타선을 막아낼 수 있는 투수"라며 "어리지만 포스트시즌 경험이 많다. (큰 무대에서) 1선발로 나선 경험도 두 번이나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령탑의 눈은 틀리지 않았다. 소형준은 모든 것이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냈다. 경기 초반은 나무랄데 없는 투수였다. 소형준은 1회 류지혁-이창진-나성범으로 이어지는 상위 타선을 단 7구 만에 묶어내며 최고의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3회까지 '퍼펙트' 투구로 무력시위를 펼쳤다.

KIA 타선이 한바퀴 돈 후 고전했지만, 3점의 리드는 제대로 지켜냈다. 소형준은 4회말 선두타자 류지혁에게 2루타, 나성범에게 안타를 맞아 1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이후 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게 초구 141km 커터를 공략당해 첫 실점을 허용했다.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한 소형준은 2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했지만, 추가 실점은 없었다.

5회에는 자신의 치명적인 실책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소형준 5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찬호에게 안타를 맞은 뒤 류지혁에게 진루타를 내주며 2사 2루에 봉착했다. 이후 이창진에게 1루수 땅볼 유동 성공했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짓는 듯했다. 하지만 수비 과정이 아쉬웠다.

소형준은 1루 베이스커버를 들어가는 과정에서 1루수 강백호의 송구를 받아내지 못했다. 이미 3루 베이스를 밟은 KIA 박찬호는 소형준이 공을 놓치는 상황을 보자마자 홈으로 질주했고, 소형준은 2실점째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단 1점으로 KIA 타선을 막아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소형준은 선두타자 소크라테스를 삼친 처리한 뒤 최형우에게 2루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리고 바통을 이어받은 김민수가 급한 불을 끄는데 성공하며, 소형준의 투구도 덩달아 빛을 보게 됐다.

소형준은 KBO리그에 데뷔한 후 단기전에서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날도 마찬가지. 지난 두 시즌 동안 보여준 활약은 우연이 아니었던 것이다. KT는 선발 소형준의 탄탄한 투구를 바탕으로 KIA를 제압했고, 준플레이오프(준PO) 무대를 밟는데 성공했다.

[KT 선발투수 소형준이 13일 오후 경기도 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 = 수원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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