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것이 이승엽 효과인가.
두산이 이승엽 감독을 공식 선임하면서 침체된 KBO리그, 한국야구에 신바람이 불어닥칠 조짐이다. 이승엽이란 레전드 오브 레전드가 2017년 은퇴 후 처음으로 KBO리그에서 지도자를 하는 것 자체로 빅뉴스다. 하물며 팀이 친정 삼성이 아닌 두산이다.
일부 삼성 팬들은 난리가 났다. 삼성이 그동안 이 감독을 지도자로 모실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한다. 또 다른 삼성 레전드 이만수 전 감독이 과거 SK에서 수석코치와 감독을 맡을 때와 비슷한 반응이다.
삼성은 삼성대로 사정이 있었다. 굳이 돌아보면 2019시즌 후 김한수 전 감독이 퇴진할 때가 기회이긴 했다. 그러나 당시 KBO리그 감독 시장 트렌드는 빅 네임이 아닌 실무와 소통형이었다. 결국 삼성은 허삼영 전 감독을 택했고, 올해까지 달려왔다. 올 시즌 막판 지휘봉을 잡은 박진만 감독대행은 코치 시절부터 평가가 좋았다. 대행을 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두산은 2015년부터 김태형 감독과 8년간 함께하며 피로가 쌓였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며 신인수급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FA는 계속 떠났고, 원활한 순환이 사라지며 팀의 경쟁력이 떨어졌다.
두산은 이런 흐름을 일거에 타파하고 새롭게 정비할 적임자가 이승엽 감독이라고 봤다. 코치 경험조차 없지만 조력자들을 잘 배치하면 된다고 믿는다. 이미 삼성 출신 야인들의 코칭스태프 대거 합류 가능성이 흘러나온다. 프런트에는 10개 구단 최강 경력을 자랑하는 김태룡 단장이 있다. 어쩌면 이 감독이 지도자로서 성공적으로 안착할 조건을 갖춘 팀이 두산이다.
이제 삼성과 두산이 ‘이승엽 더비’를 치른다. 나아가 건전한 라이벌로 자리매김하면 KBO리그 흥행 차원에서 박수 칠 일이다. 마침 삼성에도 오재일, 이원석 등 두산 출신 선수들이 있다. 아직 KBO는 2023시즌 일정을 발표하지 않았다. 혹시 내년 시범경기서 맞붙는다면 엄청난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페넌트레이스 첫 3연전, 특히 이 감독이 두산 유니폼을 입고 대구에 처음으로 방문할 날짜 역시 초미의 관심사다.
그동안 KBO리그에서의 라이벌은 모기업의 성격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아무래도 구성원들 사이의 스토리가 발전하며 ‘순수 라이벌’로 자리잡은 것만큼 생명력, 화제성이 높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부터 두산과 삼성은 ‘이승엽 더비’로 전쟁을 치를 분위기가 조성됐다. 또한 두 팀은 올해 나란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하면서, 내년에는 확실한 반등이 필요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어떻게 보면 두산이 큰 일을 했다. WBC 등 대표팀의 호성적이 아닌, 이런 식의 흥미로운 스토리가 늘어나야 KBO리그 흥행에 불을 붙일 수 있다. 이래저래 2023시즌 두산과 삼성의 맞대결이 기대된다.
[이승엽 감독. 사진 = 두산 베어스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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