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양대리그 최강팀이 나란히 월드시리즈 무대에 오를 수 있을까. 만약 이것이 현실이 된다면 5년 만의 재대결이 성사된다.
지난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LA 다저스가 맞붙었고 휴스턴이 4승 1패로 다저스를 누르면서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의 영광을 가져갔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이른바 휴스턴발 사인 스캔들이 터진 것이다. 우완투수 마이크 파이어스는 지난 2019년 11월 휴스턴의 사인 훔치기를 폭로했다. 파이어스는 2015~2017년 휴스턴에서 뛰었던 선수. 그는 휴스턴이 월드시리즈를 우승했던 2017년에도 사인 훔치기를 감행했다고 밝혀 야구계가 발칵 뒤집혔다.
휴스턴이 사인을 훔친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쓰레기통 두들기기. 펜스에 비디오 카메라를 설치해 상대 사인을 알아내고 이를 덕아웃에서 쓰레기통을 두들기는 방식으로 타석에 들어선 타자에게 알려줬다는 내용이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면밀히 조사에 들어갔고 실제로 사인 훔치기 행위가 벌어졌음을 확인하면서 휴스턴 단장과 감독에게 1년간 자격 정지 처분을 내리고 구단에 벌금 500만달러를 부과했으며 2020∼2021년 신인드래프트 1∼2라운드 지명권도 박탈하는 중징계를 내렸다.
물론 휴스턴의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 기록이 삭제된 것은 아니었다. 때문에 다저스 팬들은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LA에서는 '그때 그 사건'을 잊지 않은 듯 하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LA 연고팀인 LA 킹스는 14일(한국시각) 홈 구장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시애틀 크라켄과의 시범경기를 치렀고 이날 전광판 이벤트를 실시했다. 이벤트 이름은 '닮은꼴 찾기(Look-A-Likes)'. 전광판에 유명인의 사진을 띄우고 카메라가 그와 닮은 관중을 찾는 이벤트다.
킹스의 카메라는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기념해 토니 곤솔린과 맥스 먼시를 닮은 관중을 찾았고 뒤이어 휴스턴의 간판 선수이자 사인 훔치기를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호세 알투베의 얼굴을 띄웠다.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쏟아졌지만 이내 환호로 바뀌었다. 카메라가 알투베의 닮은꼴로 관중석에 비치된 쓰레기통을 비췄기 때문이다.
2017년 당시 알투베와 함께 휴스턴에서 뛰었던 카를로스 코레아는 "알투베는 사인 훔치기에 가담하지 않았다"라고 알투베는 사인 훔치기와 무관한 선수라 주장했지만 LA 팬들은 이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만약 휴스턴과 다저스가 다시 월드시리즈에서 만난다면 어떤 일이 펼쳐질까. 마침 두 팀은 디비전시리즈에 한창이다. 아직 월드시리즈에서 만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호세 알투베(첫 번째 사진)와 그와 관련된 LA 킹스의 이벤트. 사진 = AFPBBNEWS, SNS 캡쳐]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