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서 反시진핑 집회… 머리채 잡힌채 中영사관 끌려가 집단구타 당했다

▲16일(현지 시각) 한 홍콩 출신 남성이 영국 맨체스터 주재 중국 영사관에서 나온 사람들에 의해 머리채를 잡힌 채 끌려 들어가고 있다. 영국 경찰(맨 오른쪽)이 홍콩 남성의 팔을 잡고 제지하려 하지만, 역부족인 모습이다. /AFPBBnews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영국 주재 중국 영사관 앞에서 반(反) 시진핑 시위에 나섰던 홍콩 출신 남성이 영사관 안으로 끌려 들어가 집단 구타를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BBC를 인용한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 시각) 영국 맨체스터 주재 중국 영사관 앞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을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시위대는 정문 바로 옆에서 “하늘이 중국 공산당을 멸할 것”이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시 주석이 왕관을 쓰고 있는 모습의 풍자화도 내보였다.

그러자 중국 영사관에서 최소 8명이 쏟아져나와 시위대의 팻말 등을 부쉈다. 그들은 홍콩 출신 시위자 1명을 안으로 끌어가 주먹과 발로 마구 때렸다. 현장에 있던 영국 경찰이 결국 영사관으로 진입해 피해자를 끄집어내고 나서야 폭행이 멈췄다.

영사관은 영국 영토 안에 있지만 상대국 동의 없이는 진입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영사관 안에서 발생한 범죄는 영국 법에 따라 처벌받긴 하지만 영사관 직원들은 외교관 면책특권을 보유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밥’이라 이름을 밝힌 피해자는 BBC와 인터뷰에서 “중국 본토 사람들이 영사관에서 쏟아져나와 현수막 등을 훼손하고, 나를 안으로 끌고 들어가 때렸다”며 “(영국에서도)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없다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중국 영사관 측은 사건 후 성명에서 “정문에 중국 국가주석을 모욕하는 초상화가 내걸렸다. 이는 그 어떤 대사관과 영사관에서도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밝혔다. 영국 외무부는 사건 경위를 긴급히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사태에 관해 “깊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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