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3년 안에는 한국시리즈에서 야구를 한 번 해보고 싶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 11일 8년간 함께 동행했던 김태형 감독과 재계약 불가 소식을 전했다. 김태형 감독은 KBO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지만, 올 시즌 9위에 머물렀고 계약 기간이 끝나자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두산은 재도약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두산은 14일 제11대 사령탑으로 이승엽 감독을 선임했다. 계약기간 3년 총액 18억원으로, 지도자 경험이 전무한 이승엽 감독에게 신임 감독 최고 대우를 안겼다.
두산은 "이승엽 신임 감독의 이름값이 아닌 지도자로서의 철학과 비전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의 신구조화를 통해 두산의 또 다른 도약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감독 선임 배경을 밝혔다.
이승엽 신임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두산은 코칭스태프 인선에도 힘을 실었다. 두산은 김한수 前 삼성 라이온즈 감독을 수석코치로 영입했고, 과거 두산에서 코치로 한솥밥을 먹었던 조성환 코치와 고토 고지 코치를 품었다.
KBO리그 '레전드'로 불리는 이승엽 감독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이승엽 감독은 "
▲ 다음은 이승엽 감독의 일문일답
- 유니폼을 입은 소감과 등번호 77번의 의미가 있다면
"어색하다 생각하지 않는다. 나쁘지 않다. 77번은 내가 7을 매우 좋아한다. 언젠간 지도자가 되면 77번을 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지도자의 첫 걸음인 두산 베어스에서 77번을 달게 됐다"
- 박진만 감독이 취임했는데, 삼성 팬들과 박진만 감독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내가 야구로 돌아왔기 때문에 삼성에서 받은 사랑은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가슴속에 간직하겠다. 박진만 감독은 나와 시드니 올림픽 때부터 베이징까지 함께 뛰었던 좋은 친구다. 이제는 상대로 만나게 됐다. 친구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하겠다. 팀을 먼저 생각하겠다. 박진만 감독도 팀을 위해 뛸 것이다. 젊은 감독들이 중심이 돼서 떨어진 프로야구 팬들의 발길을 더 불러들였으면 좋겠다. 더 좋은 경기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
- 최강야구에서 감독을 하면서 느낀게 있다면
"우리나라 프로야구 선수들이 야구를 잘했다는 것을 느꼈다. 일본과 미국에 비하면 우리나라가 역사적으로 밀리기 때문에 수준이 낮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많은 분들이 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야구를 사랑하고 좋아하고, 프로야구가 꿈인 선수가 많다는 것을 느꼈다. 야구 감독이기 전에 야구 선배로서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겠다. 모범을 보여 꿈을 버리지 않고 더 큰 꿈을 꿀 수 있게 희망을 심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코칭스태프 인선이 되고 있는데
"김한수 코치는 내가 어렸을 때 같은 팀메이트였다. 나아가서는 주장, 내가 일본에서 돌아왔을 때는 코치, 마지막에는 감독까지. 선수와 코칭스태프로 모두 경험해 본 분이다. 나와 시간이 오래됐기 때문에 서로 잘 알고, 언젠가는 함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기회가 됐다. 경험이 없는 만큼 감독으로서 수석코치로서 역할을 해줄 것이라 믿는다. 좋은 호흡으로 두산을 더 훌륭한 팀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고토 코치는 몇 년 전 두산에서 코치를 했고, 올해는 요미우리에서 코치를 했다. 선수와 융화가 좋다. 선수들도 고토 코치를 신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구단에서 이야기했을 때 흔쾌히 동의했다. 조성환 코치도 동년배다. 올해 한화에서 코치하는 모습을 봤는데, 함께 했을 때 좋은 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영입하게 됐다"
- 밖에서 본 두산, 강하게 만들고 싶은 부분은
"다 강하게 만들고 싶다. 평균자책점과 팀 타율, 가장 큰 문제점은 실책이었다고 본다. 117개의 실책으로 안다. 실책이 많으면 경기의 방향이 바뀐다. 투수들이나 경기를 이기려고 하는 마음에 상실감이 들 수 있다. 타격을 잘해서 홈런을 치고 안타를 치고 득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실수로 상대에 기회를 줘서는 안 된다. 수비에서 보충을 하고 싶다. 내년에는 단단하고 실수하지 않는 야구를 통해 예전 두산의 활기찬 모습을 만들고 싶다"
- 김유성, 이영하 등 헤쳐나가야 할 과제
"굉장한 부분이고, 어려운 부분이다. 구단으로부터 보고를 들었다. 김유성은 충분히 사과를 하려고 하고 있고, 화해하려고 하고 있다고 들었다. 피해자 부모님께서 어떤 생각을 가질지 모르겠지만, 잘 해결이 됐으면 좋겠다. 나라도 필요하다면 함께 사과할 용의가 있다. 어떤 이유가 될지 모르겠지만, 진심으로 김유성이 피해자에게 사과를 했으면 좋겠다. 언제 어떠한 일이 벌어질지는 구단에게 듣고, 김유성을 만나지 못해 구체적인 진행 상황을 모른다. 이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들었다. 감독 입장에서는 좋은 선수들이 합류해서 좋은 모습 보여줬으면 좋겠지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많지 않다. 선수들이 해결해야 하고, 빨리 해결해서 팀에 복귀했으면 좋겠다.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들에게 사과다"
- 두산을 지켜보면 가장 취약하다고 느낀 포지션, 전력 보강과 관련해 구단과 나눈 대화
"박세혁이 FA다. 혹시나 박세혁이 떠난다면, 포수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좋은 포수가 있다면, 투수와 야수들이 편하게 야구를 풀어나갈 수 있다. 가장 필요한 포지션이 뭐냐고 묻는다면, 포수라고 말하고 싶다"
- 두산에 젊은 선수가 많은데 눈여겨 본 유망주
"안재석을 유심히 봤다. 충분히 대스타로 갈 수 있는 자질이 보였다. 밖에서 봤을 때는 지금보다 더 높은 곳에 좋은 성적으로 있어야 할 선수다. 하지만 아직까지 잠재력이 터지지 않았다. 조금 더 좋은 선수, 훌륭한 선수, 상대하기 까다로운 선수로 만들고 싶다. 투수 쪽에서는 정철원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한 번 지켜보면서 올 시즌 보여줬던 것이 다가 아닌, 더 보여줄 것이 많다고 느낄 수 있게 관리하겠다"
- 어떤 리더십을 보여주고 싶은지, 선수단에게 강조하고 싶은 원칙
"사인하기 전에 전풍 사장님을 만났다. 강조하셨던 것이 소통이다. '선수들과 프런트, 코칭스태프와 커뮤니케이션을 잘했으면 좋겠다. 소통이 부족하면 오해가 생길 수 있다. 목표를 위해서는 삼위일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같은 팀 내에서 프런트, 코칭스태프가 한마음이 돼야 한다. 기회는 동등하게 줄 것이다. 분명히 20살, 40살 선수 모두 동일하게 줄 것이다. 어떤 선수가 진심을 다해서 플레이하느냐에 따라서, 조금 더 몰입하고 열심히하는 선수에게 마음이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모두에게 동등하게 기회를 주겠다. 결과를 내달라"
- 가족과는 어떤 대화를 나눴나
"가족들은 정말 축하해 줬다. 내가 야구 선수였었고, 내 꿈이 다시 언젠간 야구로 돌아와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아내와 아이들은 매일 이 이야기를 들었다. 두산에서 기회를 줬고, 내가 잡았기 때문에 가족들은 너무 좋아하고 있다. 남편, 아빠가 받을 스트레스를 생각하지 않더라(웃음). 더 고개를 숙이고 겸손하고, 주위사람을 잘 챙겨라를 말을 들었다. 주위 지인으로부터는 '왜 어려운 선택을 하느냐'였다. 23년간 선수 생활을 하면서 항상 스트레스와 압박감, 승리에 대한 부담감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이게 나의 천직인 것 같다. 유니폼을 입어 걱정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내가 해왔던 야구 사랑하는 야구 유니폼을 입을 수 있어서 너무나도 행복하다"
- 내일부터 마무리캠프에 합류하는데
"선수 파악이 필요하다. 올 시즌 9위를 하면서 많은 문제점이 노출됐다. 타격, 투수들이 밸런스가 맞지 않았다. 수치적으로 지난해에 비해 많이 떨어졌다. 코칭스태프를 만나고 선수단을 파악하겠다. 문제점이 무엇이고, 왜 9위를 했는지 생각하고 내년을 준비하겠다. 현역 시절 연습량이 적지 않았는데, 반복 연습을 해보고 싶다. 연습이 되지 않으면 경기에서의 긴장감, 긴장을 하면 자연스러운 플레이가 나오지 않는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훨씬 달라진 두산 베어스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
- 홈런 타자 출신으로서 기대되는 타자
"김재환이 23홈런 정도를 기록한 것으로 안다. 타율도 2할4푼대. 4번 타자가 쳐야 한다. 30홈런 이상을 쳐야 시너지 효과가 나온다. 김재환과 양석환, 그리고 앞으로 합류 할 외국인 선수까지 중심 타선에서 장타를 쳐준다면, 뒤에 타자들도 자연스럽게 장타를 칠 것이라 생각한다. 잠실이라는 큰 구장에서 4~50개를 치는 것은 무리가 있다. 2루타를 많이 치는 타격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 롤 모델이 누가 있을지 궁금하고, FA 관련 구단과 교감
"롤 모델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23년간 수많은 감독님들을 모셨다. 감독님들이 갖고 있는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었다. 선수로서 느꼈을 때 좋았던 장점을 많이 뽑아서 누구의 롤 모델보다는 이승엽 감독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FA는 구체적으로 말씀을 드린 것은 없다. 취약한 포지션이 포수라고는 말씀을 드렸다"
- 기본기와 디테일을 강조했는데, 방법론이 있다면
"나는 빡빡하지 않은 스타일이다. 편안하게 해줄 수 있는 조건은 선수들이 알아서 훈련을 해야 한다.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프로가 아니다. 선수들도 지시를 내리기 전에 스스로하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 하지만 경기 내적인 부분에서는 엄해질 것이다. 열심히 치고 수비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본헤드 플레이가 나올 수 있고, 실수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실수가 잦아지고 해서는 안 될 플레이가 나온다면, 정확하게 판단을 내릴 것이다. 선수들이 플레이할 때는 조금 더 집중해서 경기에서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나태한 플레이, 태만한 플레이는 간과하지 않겠다"
- 스몰볼, 빅볼, 이승엽의 색깔은
"빅볼, 스몰볼, 데이터 모두가 중요하다. 하지만 단정지을 순 없다. 144경기를 하는 동안 수백, 수천, 수만가지의 상황이 나온다. 상황에 맞는 야구를 하겠다. 상황에 맞는 플레이가 쉽지는 않다. 어려움이 있겠지만, 모든 것을 읽으면서 하는 플레이가 필요다하고 생각한다"
- 선수 은퇴하고 현장으로 돌아오고 싶었다는 말을 했는데, 복귀 소감. 선수와 감독으로서 팬들과 만남이 다를 수 있는데
"5년간 떠나 있으면서, 계약이 확정됐을 때 만감이 교차했다. 다시 서바이벌에 돌아왔구나 생각했다. 나의 의지대로 돌아왔다는 것을 느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서 순위가 결정된다. 나는 야구를 좋아하고, 좋아했고, 좋아할 것이다. 좋은 화합을 통해 내년 이맘때는 마무리 훈련이 아닌, 경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선수 때 크고 작은 실수를 해왔다. 실수를 하면 그 뒤에 얻는게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팬 여러분들께 조금 더 낮은 자세로 가겠다. 선수 때는 더 가깝게 못 갔지만, 여유를 갖고, 팬들께 다가서서 동네 아저씨처럼 편안한 감독으로 생각되고 싶다"
- 내년 어떤 성적을 낼 수 있나
"지난해까지 너무 좋은 모습을 보여주다가 올해 9위로 마감했다. 플레이오프를 가겠다는 발언은 섣부르다. 순위는 아직 말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캠프를 거치면서 예상해보겠다. 올해보다는 훨씬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겠다는 것은 약속드릴 수 있다"
- 감독 이승엽의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면
"언젠간 꿈을 이루고 싶다고 했던 것이 감독이다. 꿈에 그리던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제는 더 높은 곳을 향해 달려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3년 안에는 한국시리즈에서 야구를 한 번 해보고 싶다. 그렇게 된다면, 감독 생활의 첫 목표는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쉽지 않겠지만, 많은 연습을 해서 한국시리즈에 가볼 수 있도록 하겠다"
[이승엽(46) 감독이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제 11대 두산 베어스 감독 취임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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