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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 /감사원 홈페이지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감사원은 지난 7월 국민권익위(권익위) 내부의 제보에 따라 권익위 감사에 착수했다. 권익위 내부 제보 중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출신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한 전현희 권익위원장의 근태 문제도 있었던 걸로 알려졌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민주당은 곧바로 “(이 감사를 주도하는)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도 본인의 근태 자료를 국회에 제출하라”고 반격했다.
그러던 중 MBC는 8월 29일 “유병호 사무총장도 근태 불량”이란 제목의 보도를 했다. 민주당 법사위원인 박범계·기동민 의원 등이 “유 총장이 감사연구원장 시절 지각이나 조기 퇴근을 하거나, 술 마시고 아예 출근을 안 한 적도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MBC에 전했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유 총장이 무단으로 지각을 하거나 조기에 퇴근하고, 아예 술 먹고 무단 결근까지 하는 ‘근태 불량’ 행동을 했다는 취지였다.
이 보도가 나오자 유 총장은 당시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매일 8시 45분 전에 연구원장 사무실에 도착하는 것이 습관이었다”고 했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탈원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감사를 했던 유 총장은 전 정권 때인 올 1월 비(非) 감사 부서인 감사연구원장으로 좌천돼 6개월 간 근무한 바 있다.
이후 이 보도를 근거로 다른 민주당 의원들과 전현희 권익위원장까지 가세해 유 총장의 ‘근태 불량’ 의혹을 제기하며 “유 총장의 감사연구원장 시절 근태 자료를 제출하라”고 압박했다.
이에 감사원은 18일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실 등에 유 총장의 감사연구원장 시절(1월 10일~6월 15일) 출근 기록을 제출했다. 유 총장이 연구원장 시절 출근하면서 썼던 교통 카드 이용 내역을 모두 공개한 것이다.
감사원은 여당 뿐만 아니라 야당인 민주당 의원실로도 이 자료를 제출했다. 교통 카드 이용 내역엔 대중교통 승·하차 장소 및 시각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
교통 카드 승·하차 내역에 따르면, 유 총장이 무단 결근한 기록 자체가 없었다. 이 기간의 평일에 유 총장이 출근을 하지 않은 날은 1월 13일, 2월 28일, 6월 3일 등 총 사흘이었다. 모두 사전에 연가를 낸 날이었다. ‘술 마시고 (무단) 결근했다’는 야당 주장과 일부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는 얘기다.
야당은 또 유 총장이 ‘무단으로 조기 퇴근을 하거나 지각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이 역시 근거가 없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유 총장이 감사연구원장으로 있었던 이 6개월 간 그가 조퇴를 하거나, 오전 9시 이후에 출근한 날은 날은 총 나흘이었다.
2월 14일 오후 2시7분, 유 총장은 감사원 인근의 안국역에서 전철을 타고 귀가한 걸로 나온다. 당시 유 총장의 아들이 자가 진단 키트 결과, 코로나 양성 반응이 나와 급히 조퇴하고 귀가한 것이라고 한다.
이어 2월 17일 유 총장은 오전 9시55분에 전철을 타고 안국역에 도착한 걸로 나온다. 시간상으로만 보면 ‘지각’을 한 것이지만 전날 아들이 확진 판정을 받아 본인도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받았고, 17일 아침 ‘음성’ 확정 판정을 받은 뒤 출근길에 올라 늦은 것이라고 한다. 당시 1시간 공가 처리를 했었다.
또 5월 10일 그는 오후 1시 1분에 감사원 인근의 광화문역에 도착한 것으로 나오는데 이날은 반일(半日) 연가를 내고 오전에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었다. 그는 올해 3월 19일부터 5월 9일까지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의 정무사법행정분과 전문위원으로 파견 근무를 했었는데, ‘인수위 파견자’ 자격으로 취임식에 참석했다.
6월 13일엔 그가 오후 12시48분에 마을버스를 타고 감사원 정류장에서 하차한 걸로 나온다. 오전에 병원 진료가 예약돼 있어 사전에 연가를 냈다고 한다. 감사원 안팎에선 “야당의 ‘유병호 근태 불량’(무단 결근·조퇴·지각) 주장은 근거가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유 총장은 문재인 정부 ‘탈원전’의 상징이었던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가 좌천됐었다. 현 정권 들어 초대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임명돼 전 정권 핵심 인사들이 연루된 ‘서해 공무원 피살 은폐 사건’ 등을 주도하고 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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