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김용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 /블로그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불법 대선자금’ 수수 혐의로 19일 체포한 것은 김 부원장이 출석 조사 요구에 불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불거진 후 이 대표와 측근들은 하나같이 관련성을 부인해 왔다. 법조계에선 법원이 김 부원장 체포영장을 발부한 걸 두고 “검찰이 진술과 증거를 상당 부분 확보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9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김 부원장이 지난해 2월 먼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에게 “대선 준비 자금 20억 원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요구를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시 김 부원장은 이 대표 대선 출마를 위한 조직 업무 등을 맡고 있었다.
유 전 직무대리는 김 부원장의 요구를 받은 뒤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관계사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에게 자금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남 변호사는 천화동인 4호 이사이자 회계업무 담당자인 이모 씨를 통해 8억 원가량의 비자금 조성을 지시했고, 마련된 돈을 대학 후배이자 성남도시개발공사 투자사업팀장으로 재직했던 정민용 변호사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정 변호사는 당시 유 전 직무대리와 함께 ‘유원홀딩스’를 세워 비료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었다. 돈을 주고받은 장소는 남 변호사 자택 주차장, 유원홀딩스 사무실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변호사는 남 변호사로부터 받은 돈을 유 전 직무대리에게 건넸고, 유 전 직무대리는 이를 현금으로 김 부원장 측에 전달했다고 한다. 검찰은 유 전 직무대리가 김 부원장에게 돈을 건넨 시기를 지난해 4∼8월경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6월 말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대선 출마를 본격화했다. 김 부원장은 지난해 7월 이재명 대선 캠프 총괄부본부장으로 임명됐다. 검찰은 배달 과정에서 일부 금액이 누락돼 실제로 전달된 돈은 6억 원가량일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자금 전달은 지난해 9월 언론 등을 통해 대장동 의혹이 불거지면서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선 대장동 의혹이 표면화되지 않았을 경우 20억 원이 모두 전달됐을 개연성이 있다는 말도 나온다. 검찰은 이날 김 부원장 자택과 정 변호사 자택 등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최근 유 전 직무대리와 남 변호사 등 대장동 민간사업자들을 잇달아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0월 구속 기소된 유 전 직무대리 등은 그동안 이 대표 측과의 관련성을 부인해 왔지만 수사와 재판이 반복되면서 검찰에 협조하는 쪽으로 태도를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직무대리는 20일 0시 구속 기한 만료로 석방됐다.
검찰은 남 변호사 등 대장동 일당들이 대장동 사업을 통해 4000억 원이 넘는 천문학적 수익을 거둔 후 다른 개발사업을 물색하고 있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남 변호사 등은 경기 남양주시와 안양시 등의 도시개발사업에 눈독을 들이며 민간사업자로 참여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런 만큼 이 대표 측에 미리 ‘보험’을 들 범행 동기가 있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 안팎에선 불법 대선자금 의혹으로 대장동 사건의 규모와 성격이 완전히 달라진 만큼, 김 부원장의 대선 자금 모금에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나 이 대표의 관여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향후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