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언젠가 함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취임식을 갖고 제11대 두산 베어스 감독으로서 행보를 시작했다. 이승엽 감독은 19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진행되고 있는 마무리캠프에 합류해 선수단과 상견례 자리를 가졌다.
두산은 지난 2015년 김태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탄탄대로의 길을 걸어왔다. 두산은 '화수분 야구'를 바탕으로 KBO 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으며 우승 3회, 준우승 4회의 엄청난 업적을 쌓으며 '왕조' 불려왔다. 하지만 꾸준한 전력 유출에 '화수분 야구'도 한계를 보였다.
두산은 지금도 KBO리그 최고의 선수로 불리는 양의지(NC)와 김현수(LG)를 비롯해 박건우, 이용찬(이상 NC), 오재일(삼성), 최주환(SSG) 등 주축 선수들이 팀을 떠났다. 그리고 여파는 컸다. 두산은 올해 창단 첫 9위와 최다패(82패)의 수모를 겪었다. 두산은 계약이 만료된 김태형 감독과 동행에 마침표를 찍고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두산의 선택은 현역 커리어는 엄청나지만, 지도자 경험이 전무한 이승엽 감독이었다. 이승엽이라는 이름값이 아닌 야구 철학과 비전에 공감대를 형성한 두산은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의 신구조화를 통해 두산의 또 다른 도약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이승엽 감독에게 지휘봉을 쥐어준 배경을 밝혔다.
이승엽 감독은 취임식에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현역 23년간 야구장 안에서 은퇴 후 5년간 야구장 밖에서, 28년 동안 오직 야구만 생각했다. 언젠간 찾아올 수 있는 감독 이승엽을 준비해왔다"며 "모두가 '쉽지 않은 도전'이라고 말하지만, 자신이 없었다면 이 도전을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보 이승엽 감독의 자신감에는 '근거'가 있었다. 바로 앞으로 함께 두산을 이끌어갈 '고수'들이 있었던 까닭이다. 이승엽 감독은 부임 이후 김한수 前 삼성 라이온즈 감독을 수석코치로 영입했다. 김한수 수석코치는 현역에서 은퇴한 뒤 삼성에서 타격, 수비 코치를 역임했고, 2017~2019시즌 감독으로서 팀을 이끌었다.
이승엽 감독은 "김한수 코치는 내가 어렸을 때 같은 팀메이트였다. 주장, 내가 일본에서 돌아왔을 때는 코치, 마지막에는 감독까지 했다. 선수와 코칭스태프로 모두 경험해 본 분이다. 서로 잘 알고, 언젠가는 함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기회가 됐다"며 "(내가) 경험이 없는 만큼 수석코치로서 역할을 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신뢰했다.
김한수 코치 외에도 두산은 조성환 코치와 고토 고지 코치, 정수성 코치를 품는데 성공했다. 고토 코치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두산에서 내·외야 수비, 주루, 타격 코치 등을 맡으며 수많은 경험을 쌓았으며, 조성환 코치는 5년간 수비 코치, 정수성 코치는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 KT 위즈, 국가대표를 거치며 작전·수비·주루 코치를 경험했다.
이승엽 감독은 "고토 코치는 선수와 융화가 뛰어나다. 선수들도 고토 코치를 신용하고, 구단에서 제안을 했을 때 흔쾌히 동의했다"며 동갑내기 '친구' 조성환 코치에 대해서는 "한화에서 코치를 하는 모습을 봤는데, 함께 했을 때 좋은 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영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승엽 감독은 많은 연습량을 통해 올해보다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나아가서는 3년 임기 내에 한국시리즈를 목표로하고 있다. 사령탑은 "언젠간 꿈을 이루고 싶다고 했던 것이 감독"이라며 "더 높은 곳을 향해 달려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쉽지 않겠지만, 많은 연습을 통해 3년 안에는 한국시리즈에 가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 김한수 코치, 조성환 코치.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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