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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내 곁에서 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것을 들었다"
니혼햄 파이터스 신조 츠요시 감독은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각)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에서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는 카토 고스케(뉴욕 메츠 산하 트리플A)를 '깜짝' 지명했다.
카토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출신으로 2013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66순번으로 뉴욕 양키스의 선택을 받았다. 카토는 2라운드에서 선택을 받을 정도의 '특급 유망주'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카토는 뉴욕 양키스 마이너리그를 시작으로 마이애미 말린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거쳐 현재는 뉴욕 메츠 산하 트리플A에 몸담고 있다.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844경기에 출전해 724안타 55홈런 318타점 94도루 타율 0.254 OPS 0.740을 기록 중이다.
특급 유망주답게 카토는 지난해 김하성과 경쟁을 펼쳤다. 카토는 짧게나마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었던 지난해 시범경기 17경기에 출전해 1홈런 5타점 타율 0.269 OPS 0.744로 활약했다. 당시 9경기 시점에서는 타율 0.462를 기록할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반면 김하성은 타율 0.167에 불과했다.
샌디에이고는 카토가 김하성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김하성을 택했다. 결과적으로는 샌디에이고의 눈이 옳았다. 김하성은 지난해 부진했지만, 올해 주전 유격수로 거듭나며 150경기에 출전해 130안타 11홈런 59타점 12도루 타율 0.251 OPS 0.708의 좋은 성적을 남겼다. 반면 카토는 토론토에서 빅리그에 데뷔했으나, 1안타 3볼넷 타율 0.143 OPS 0.686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카토가 10년간 마이너리그를 전전하자, 일본에서 관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카토는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님이 모두 일본인으로 일본 국적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카토가 일본 구단의 지명을 받게 된다면, 일본프로야구 무대에서 뛸 수 있다.
일본 '산케이 스포츠'에 따르면 신조 감독은 지난 8월 "카토를 드래프트에서 뽑으면 재미있을까"라며 관심을 드러냈고, 카토 또한 "트리플A 선수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것만으로도 기쁘다"고 말했다. 그 결과 니혼햄은 21일 진행된 신인드래프트에서 니혼햄이 3라운드에서 카토를 깜짝 지명했다.
카토는 일본 구단에서 자신을 선택 것이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눈치. 카토는 개인 SNS를 통해 "니혼햄 파이터스가 지명을 해줘서 굉장히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현시점에서는 뉴욕 메츠와 계약이 돼 있기 때문에 향후 일에 대해서는 주변과 상의를 한 뒤 결정하겠다"고 언급했다.
니혼햄이 카토를 지명했으나, 카토가 니혼햄의 유니폼을 입게 될지는 미지수다. 그렇다면 니혼햄은 왜 카토를 지명했을까. 일본 '산케이 스포츠'는 "카토가 최근 심경에 변화가 있다"며 "한 관계자는 '30세가 되면 평가가 급격히 떨어지는 메이저리그가 아닌, 일본프로야구에서 마지막을 장식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지고 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카토가 신조 감독과 한솥밥을 먹고 싶어한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카토는 지난 2001년 4월 3일 신조 감독이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른 경기에서 중견수 뜬공에 1루에서 2루 베이스를 훔친 모습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신조 감독은 "그 장면이 아직도 카토의 머릿속에 남아 있어서 리스펙을 해준 것 같다"며 "그래서 카토가 내 곁에서 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것을 들었다"고 밝혔다.
카토가 니혼햄에서 새 출발을 할지는 미지수. 하지만 신조 감독이 전해 들은 이야기가 맞다면, 메이저리그 모든 일정이 끝난 뒤 일본프로야구로 건너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연 카토가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절 카토 고스케, 니혼햄 파이터스 신조 츠요시 감독. 사진 = AFPBBNEWS]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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