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잘 쓰면 약, 못 쓰면 독이다.
키움 홍원기 감독의 승부수는 통했다. 에이스 안우진을 여차하면 KT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 마무리투수로 쓰려고 했다. 경기 중반 승부가 뒤집히자 안우진을 아꼈고, 5차전 선발로 썼다. 안우진은 1차전서 6이닝 88구 3피안타 9탈삼진 1볼넷 무실점, 5차전서 6이닝 95구 7피안타 8탈삼진 2실점했다.
1차전은 7이닝 무실점이 가능한, 완벽한 언터쳐블이었다. 손가락에 물집이 잡히는 바람에 7회에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을 뿐이다. 5차전의 경우 1차전보다 살짝 위력이 떨어지긴 했다. 정타 비율이 1차전보다 높았다. 심지어 앤서니 알포드의 타구에 팔꿈치를 맞는 불운도 있었다. 그럼에도 6회 1사 2,3루 위기를 넘기는 등 KBO 최고투수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안우진을 구원한 투수가 다름 아닌 에릭 요키시였다. 2차전서 6이닝 6피안타 4탈삼진 3볼넷 2실점으로 잘 던졌고, 나흘 쉬고 5차전에 구원투수로 변신했다. 1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했다. 투구수는 21개.
준플레이오프는 초강수를 써서 통과했다. 5차전까지 가지 않는 게 좋았지만, 지나간 일이다. 이제 하루 뒤면 LG와의 플레이오프를 시작한다. 냉정히 볼 때, LG에 전력이 많이 밀리는 건 사실이다. 키움으로선 원투펀치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요키시가 24일 1차전에 나설 수는 있다. 22일 실전을 불펜 투구라고 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지장이 없을 수 없다. 그냥 실전도 아니고 포스트시즌 등판이었다. 2차전을 중계한 SBS 이순철 해설위원도 이 부분을 지적했다.
안우진은 정말 1~2차전 등판은 불가능하다. 적어도 27일 고척 3차전부터 등판이 가능할 전망이다. 결국 키움은 요키시를 1~2차전 중 한 경기서 소모하고, 1경기는 타일러 에플러나 정찬헌, 한현희 등 다른 투수들도 버텨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안우진과 요키시는 이미 준플레이오프서 기력을 많이 소모했다. 하물며 플레이오프 1~2차전 연속 등판으로 LG에 압박을 가하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 여러모로 키움에 상황이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제부터는 홍 감독의 디시전이 중요하다.
분명 키움 원투펀치는 플레이오프서 푹 쉰 LG 투수들에 비해 정상 컨디션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잘 쓰면 약이 될 수도 있고, 못 쓰면 독이 될 수도 있다. 이제 키움은 다른 선발투수들의 분발이 절실하다. 나아가 수비, 불펜, 타선 등 다른 파트에서 원투펀치를 최대한 돕는 것도 중요하다.
[안우진(위), 에릭 요키시(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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