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해 박찬호가 작년보다 잘할 겁니다.”
KIA 장정석 단장은 지난 2월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를 유튜브 ‘갸티비’를 통해 생중계하며 이렇게 얘기했다. 박찬호가 시즌 준비를 잘한 것 같다고 했다. 타격 시 왼 어깨와 왼 다리가 일찍 열리는 습관이 사라지면서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는 타구를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시즌 중 박찬호에게 이 얘기를 꺼내자 웃으며 “단장님이 저 듣기 좋으라고 한 얘기인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나 장 단장은 훗날 “정말 준비를 잘 한 것 같아서 한 얘기였다”라고 했다. 실제 박찬호는 벌크업으로 파워를 키우는 등 ‘준비의 승자’였다.
올 시즌 130경기서 493타수 134안타 타율 0.272 4홈런 45타점 81득점 42도루 출루율 0.344 장타율 0.341 OPS 0.685를 기록했다. 2014년 데뷔 후 커리어하이였다. 리드오프와 하위타선을 오가며 KIA 타선의 핵심 역할을 했다. 아울러 3년만에 도루왕도 탈환했다.
박찬호는 과거 타격에서 좋은 구간을 오래 끌고가지 못했다. 그러나 체력과 파워가 좋아진 올 시즌에는 달랐다. 자신만의 타격 매커니즘이 확고하게 잡혔다. 레그 킥과 토탭을 동시에 준비했고, 레그 킥을 버린 게 성공했다.
수비는 올해도 안정적이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A 0.890으로 리그 12위이자 내야수 6위였다. 타구처리율 89.37%로 리그 27위, 병살처리율 54.7%로 리그 7위이자 유격수 4위였다. 간혹 쉬운 타구에 실책도 했지만, 공수에서 리그 톱클래스 중앙내야수로 발돋움한 시즌이다.
현재 KBO리그 유격수 랭킹 1~2위는 오지환(LG)과 박성한(SSG)이다. 박찬호는 그 다음 레벨로 분류된다. 박찬호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뭔가 더 경쟁력을 갖춘다면 오지환과 박성한의 아성을 무너뜨리지 말라는 법은 없다. 국가대표팀 발탁도 꿈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박찬호가 오지환처럼 20홈런을 치는 건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박성한처럼 3할이 가능한 타자로 발돋움하는 건 노력 여하에 달려있다는 게 중론이다. 박찬호에겐 빠른 발과 능숙한 주루라는 확실한 무기가 있다. 애버리지 2할7푼을 2할 8~9푼, 3할로 올리면 FA 대박의 길도 열린다.
내년에도 KIA 라인업에서 박찬호의 몫이 크다. 최원준이 6월에 돌아오면 매력적인 테이블세터를 구축할 수 있다. 아울러 슈퍼루키 타이틀을 벗는 김도영도 더 성장할 가능성이 크며, 장기적으로 박찬호에겐 자극제가 될 수 있다.
더 이상 박찬호는 과거 ‘코리안특급’ 그 박찬호가 아니다. 이젠 타이거즈 특급이며,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간다.
[박찬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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