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일본프로야구 '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에 나섰다. 하지만 요미우리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제도 악용'에 수많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요미우리는 올해 정규시즌 68승 3무 72패 승률 0.486으로 4위에 그치며,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다. 시즌이 끝난 뒤 요미우리는 선수단 재정비에 나섰다. 최근 10명 이상의 선수들에게 2023시즌 재계약 불가 소식을 전했다. 여기까지만 본다면 큰 문제는 없는 움직임, 하지만 '제도 악용'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요미우리는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각) 카지타니 타카유키와 타테오카 소이치로, 나카가와 코타, 타카하시 유키, 헤이나이 유타 등 11명을 방출했다. 이와 동시에 요미우리가 해당 11명의 선수들에게 '육성선수' 계약을 제안할 것이라는 보도가 뒤따랐다.
요미우리는 올해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을 통해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나설 예정인데, 11명 선수를 방출하고 육성선수로 계약을 계약을 제안하는 것이 FA 선수를 영입했을 때 보상선수로 인해 전력 유출이 생기는 것에 대비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일본프로야구의 경우 KBO리그와 마찬가지로 FA 시장에서 선수를 영입하게 될 경우 보상금 또는 28명의 보호 명단 외의 선수를 상대팀에 내줘야 한다. 다만 육성 신분의 선수는 보상 선수로 지명을 할 수 없다.
요미우리의 행동에 일본프로야구 선수 협회 모리 타다히토 사무국장은 분노했다. 일본 '닛칸 겐다이'에 따르면 모리 사무국장은 "요미우리의 사정으로 수많은 선수를 육성선수 계약으로 전향한다"며 "구단과 선수가 대등하지 않다는 것에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요미우리는 재작년 2019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더 홋타 켄신과 2017년 1라운더 쿠와하라 타쿠야를 육성선수로 재계약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에도 요미우리는 유망주의 보상선수 지명을 우려해 제도를 악용했던 것. 하지만 이번에는 더욱 노골적이다. 육성선수로 신분 전환을 시도한 선수들 중에는 국가대표 출신도 있다.
카지타니의 경우에는 2021시즌에 앞서 FA를 통해 영입한 선수로 지난해 허리 디스크, 올해 5월에는 왼쪽 무릎 반월판 수술을 받았다. '닛칸 겐다이'는 "올 시즌 출전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FA로 이적한 선수가 육성선수로 전환되는 것은 전대미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나가카와는 2021년 '필승조'로 58경기에 등판해 4승 3패 25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47로 활약, 2019년 WBSC 프리미어12 일본 대표팀의 우승에 힘을 보탰던 선수 임에도 불구하고 육성 선수로 신분이 전환됐다.
모리 사무국장은 "보상선수는 FA 이적에 따른 전력 하락을 보완하는 제도로 전력 균형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데, 매년 제도를 악용하는 구단이 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육성 신분의 선수를 보상선수로 지명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꿀 필요성이 있다. 선수의 불안한 입지를 이용한 위협"이라고 일갈했다.
소속 선수로서 '품격'을 중시하는 요미우리는 올 시즌 사생활 문제로 물의를 일으킨 '간판타자' 사카모토 하야토를 징계하지 않으면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리고 11명을 육성 신분으로 전환하면서 또 한 번 뭇매를 맞고 있다.
[코로나19가 심했던 2020년 응원 문구가 적혀있는 요미우리 자이언츠 유니폼. 사진 = AFPBBNEWS]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