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경기도 이너서클 모인 단톡방 여럿···검찰에 휴대폰 클라우드 비번까지 제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YTN 방송화면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불법 대선자금을 건넸다고 주장하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7일 자신이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재임할 때 경기도 산하기관 임원·장, 정무방, 법조팀 등 ‘이너써클’이 가입한 단체대화방이 있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이 매체 취재진과 만나 자신의 휴대전화 클라우드 비밀번호까지 모두 검찰에 제출했다면서 “증거를 다 지웠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는데 흔적같은 것은 다 지워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 측의 비위 사실을 뒷받침하는 물적 증거를 검찰이 확보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경기 화성시 자택 앞에서 경향신문 등 일부 매체 기자들과 만나 “그간의 감춰주려고 했던 것 말고 모든 것을 털어놓고 있는 그대로 벌을 받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산하기관 임원·장 모임이 별도, 정무방 모임이 별도, 법조팀도 따로 있었다”며 “(대화방에 들어와있던) 인원이 많지는 않다. 이너서클이니까 (모든 방을 합쳐) 한 10명 정도 된다”고 했다.

이 정무방에는 김용 부원장과 또 다른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검찰이 대장동 개발사업 비리 수사를 시작할 때 유 전 본부장에게 병원 입원을 지시한 게 김 부원장이라는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유 전 본부장은 “핸드폰 클라우드를 검찰에 다 열어드렸고, 클라우드 비밀번호까지 다 제출했다”며 “수사를 통해, 재판을 통해 (말)하겠다”고 했다.

또 “그쪽(이 대표 쪽)에서는 내가 빠져나가니, 뭐니 이런 말을 하는데 나는 벌 받을 것”이라며 “내가 벌 받을 것이 있으면 가감없이 벌 받을 것이고, 다른 분들이 벌 받을 것들은 다른 분들이 벌 받아야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유 전 본부장이 대선자금 관련 진술을 하는 대신 석방된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터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 쪽에서 자신을 회유하기 위해 변호사를 보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경기도 고문 변호사가 와서 ‘높은 분이 내려보냈고, 걱정을 많이 한다’고 이야기해서 나를 케어해주려고 왔나 생각했다”며 “그런데 자기들(이 대표 쪽) 방어를 위한 것이고,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감시하러 왔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고 했다.

이어 “다 수사해서 저도 다 알고 싶다”며 “이건 법으로 가야 된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에 대해선 “황무성씨는 사실 본인도 책임져야 될 게 많다”며 “(황 전 사장이) 사기 사건으로 피소가 됐으면 회사에 알려야 되지만 회사에 알리지 않았다. 그분은 할 말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황 전 사장은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가 고 유한기 전 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을 통해 자신의 사장직 사직을 압박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대장동 개발사업의 초과이익 환수조항 삭제를 알았냐는 질문에는 “본인이 일부러 환수시켰다고 자랑으로 치적을 하지 않았냐”며 “국정감사에서 했던 이야기는 다 거짓이냐” 반문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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