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박승환 기자] 류지현 감독이 꺼낸 승부수가 단 하나도 통하지 않았다. 최악의 승부수였다. 오히려 팀의 패배로 연결되는 자충수가 됐다.
LG 트윈스는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 3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 맞대결에서 4-6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1차전을 손에 넣은 LG는 2~3차전을 연달아 내주며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
이날 LG는 정규시즌에서 키움을 상대로 4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2.38로 매우 강했던 김윤식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류지현 감독의 첫 번째 선택은 완벽하게 적중했다. 김윤식은 중압감이 큰 무대에서 제 기량을 맘껏 뽐냈다.
김윤식은 1회 시작부터 김준완에게 안타를 허용하는 등 2사 3루에서 몰렸으나, 후속타자를 모두 돌려세우며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2회 야시엘 푸이그-김태진-이지영으로 이어지는 타선을 묶어내며 첫 삼자범퇴를 마크하는 등 5회까지 단 한 번의 위기도 없이 키움 타선을 봉쇄했다.
LG 타선도 김윤식의 호투에 든든한 지원을 안겼다. LG는 2회 선두타자 오지환이 만들어준 득점권 찬스에서 문보경이 선취점을 뽑아내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그리고 3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채은성이 솔로홈런을 작렬시키며 점수차를 2-0까지 벌렸다.
5이닝 무실점을 펼치던 김윤식은 6회말 선두타자 송성문에게 이날 세 번째 피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후속타자 김준완과 이용규를 연달아 땅볼로 돌려세우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다. 그리고 이때 갑작스럽게 LG 벤치가 움직였다. LG는 1점도 내주지 않기 위해 투구수가 82구에 불과한 김윤식을 내리고 진해수를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2사 3루의 위기에서 KBO리그 '최고의 타자'로 불리는 이정후가 들어서는 만큼 '좌타자 전문' 진해수의 투입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진해수는 올 시즌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214에 불과했기 때문. 하지만 최악의 결과가 발생했다.
진해수는 등판과 동시에 이정후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2사 1, 2루에서 김혜성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LG는 다시 불펜을 가동, 이번에는 정우영을 투입했다. 그러나 정우영도 불을 끄지는 못했다. 정우영은 2사 2, 3루에서 푸이그와 김태진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아 역전을 허용했다.
LG는 강한 집중력을 통해 분위기가 키움 쪽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아냈다. LG는 7회초 공격에서 서건창의 안타와 허도환의 볼넷, 상대 폭투로 무사 2, 3루 기회를 손에 넣었고, 박해민과 대타 문성주가 각각 1점씩을 만들어내며 4-3으로 리드를 되찾았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LG는 7회에도 정우영을 마운드에 올렸고, 김휘집을 3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그리고 김대유를 투입해 송성문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그러나 2사후 김대유가 김준완의 투수 땅볼성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투수 교체는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마운드에 오른 이정용이 임지열에게 초구 147km 직구를 통타당해 역전 투런홈런을 맞은 것.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정용은 후속타자 이정후에게도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 높은 147km 직구에 백투백 홈런을 내줬다. 점수차는 4-6까지 벌어지며 패색이 짙어졌다. LG는 결국 8회초 무사 1, 2루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키움에 무릎을 꿇었다.
분명 투수 교체 시점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진해수의 투입부터 이정용까지 회심의 카드가 단 하나도 먹혀들지 않았다. KBO리그 최고의 마운드가 무너진 LG는 도저히 이길 수가 없었다.
[LG 류지현 감독이 27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 = 고척돔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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