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박승환 기자] "나이스 볼!"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은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PO) 3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투구수 93구,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역투했다.
그야말로 '역대급' 시즌을 보내고 있다. 선발 투수로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른 안우진은 정규시즌 30경기에 등판해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의 성적을 남겼다. 故 최동원의 한 시즌 최다 탈삼진 2위 기록을 넘어섰고, 탈삼진(224K)과 이닝(196이닝), 평균자책점(2.11)에서 모두 선두, 다승(15승)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칠 줄을 모른 안우진은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정규시즌에서 무려 196이닝을 소화했음에도 불구하고 포스트시즌 3경기에 등판해 18이닝 동안 4실점으로 막아내고 있다. 4일 휴식 등판의 강행군도 전혀 문제가 없다. 안우진은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MVP로 선정되는 등 포스트시즌에서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 중이다.
안우진의 진가는 27일 경기에서도 드러났다. 안우진은 슬라이더(37구)에 중점을 둔 볼 배합을 가져가며 직구(29구)-커브(20구)-체인지업(7구)를 섞어 던지며 LG 타선을 최소 실점으로 묶어냈다. 힘겨운 일정 속에서도 최고 구속 157km/h, 평균 구속은 154km/h를 마크했다.
PO 3차전, 안우진의 출발은 썩 매끄럽지 못했다. 안우진은 1회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으나, 2회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의 아쉬운 수비가 나오는 등 실점 위기에서 문보경에게 적시타를 맞아 선취점을 내줬다. 그리고 3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채은성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하며 2실점째를 헌납했다. 하지만 안우진은 4회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안우진은 4회 문보경-이재원-서건창으로 이어지는 LG의 하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어냈다. 5회에는 선두타자를 내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박해민-이형종-김현수를 봉쇄했고,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지난해 포스트시즌부터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최소 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켜내자, 침묵하던 키움 타선도 응답하기 시작했다. 키움은 6회말 2사후 강한 집중력을 통해 역전에 성공하며 안우진을 패전 위기에서 구해냈다. 그리고 7회 치열한 공방전 끝에 임지열-이정후의 백투백 홈런을 바탕으로 6-4 짜릿한 역전승을 손에 넣었다. 키움은 한국시리즈(KS) 진출까지 단 1승만 남겨두게 됐다.
'최소 실점' 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제대로 깨달았다. 그는 "내 승리 불발은 전혀 아깝지 않다. 오늘처럼 팀이 이겨야 올라갈 수 있다"며 "6회 (김)태진이 형과 푸이그가 적시타를 칠 때 '이래서 최소 실점이 중요하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마운드에서 1점, 1점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고, 뿌듯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안우진은 이날 KBO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인 '타격기계' 김현수(LG)로부터 칭찬도 들었다. 안우진에 따르면 3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현수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이때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던 김현수는 안우진을 향해 "나이스 볼"이라며 리스펙했다.
안우진은 "두 번째 타석에서 김현수 선배님께서 좌익수 플라이를 치셨는데, 지나가면서 '나이스 볼'이라고 해주시더라. KBO리그에서 상대하기 가장 어려운 타자가 김현수 선배다. 그런 선배가 건네준 말이기 때문에 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싱긋 웃었다.
안우진은 지난 16일 준PO 1차전, 22일 5차전, 그리고 4일 휴식을 취한 뒤 27일까지 벌써 세 번이나 등판했다. 현실적으로 PO 5차전 불펜 등판도 쉽지 않은 상황, 안우진이 마운드에 다시 서기 위해서는 키움이 반드시 KS 무대를 밟아야 한다. 안우진은 "4일 휴식 등판이 쉽지는 않은 것 같다"며 "내일(28일) 애플러가 잘 던져서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우진은 풀타임 선발 1년 만에 KBO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키움의 '에이스'를 넘어 KBO리그를 대표하는 최고 투수로 성장 중이다. 올해 정규시즌을 넘어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만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는 대목. 벌써부터 2023시즌의 활약이 기대되는 안우진이다.
[키움 선발투수 안우진이 27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 = 고척돔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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