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모기업의 든든한 지원을 받으며, 실탄 장전을 마쳤다. 과거 '큰 손'으로 불렸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롯데는 지난 26일 박세웅과 5년 총액 90억원(연봉 70억원, 옵션 20억원)의 구단 최초 비FA(자유계약선수) 장기 계약을 맺었다. 당시 구단은 "그룹의 지원 속에서 구단 최초의 다년 계약을 진행했다"며 "최대 주주인 롯데지주와 구단의 차기 시즌을 대비하고 준비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소통과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히며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을 암시했다.
그리고 롯데지주는 27일 이사회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보통주 196만4839주를 주당 9670원에 취득, 190억원 유상증자를 의결했다. 롯데지주는 "자회사 롯데 자이언츠의 내년 시즌 비상에 '날개'를 달아주기 위해 시즌 운영과 투자를 위한 자금지원에 나선다"고 공식 발표했다.
롯데는 지난 2019년 선수 연봉 총액이 100억원을 넘는 최고 연봉을 자랑하는 구단이었다. 하지만 2020시즌부터는 조금씩 몸집을 줄여 나갔고, 2021시즌에는 선수 연봉 총액을 50억원 선까지 낮추는데 성공했다. 오는 2023시즌부터 시행되는 '샐러리캡'과 코로나19로 인해 재정적인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움직임이었다.
그 결과 롯데는 FA 시장에서도 소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해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특급 자원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내부 FA' 정훈과 3년 총액 18억원(계약금 5억원, 연봉 11억 5000만원, 옵션 1억 5000만원)에 계약을 맺은 것이 유일했다. 하지만 올해 오프 시즌, 롯데의 움직임은 조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모기업 롯데지주가 이례적으로 야구단 지원을 공언했기 때문이다. 물론 유상증자로 확보한 190억원을 모두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롯데가 확보한 190억원 중 일부는 부채 탕감에 이용되는 까닭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재정 상태를 개선하게 되면서, 언제든 필요시 과감한 베팅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은 분명하다. 올해 롯데가 FA 시장에서 다시 '큰 손'으로 불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재정적인 문제가 해결된 가운데 올해 FA 시장에는 롯데의 입맛에 걸맞은 선수들이 등장한다. 바로 포수와 유격수다. FA 영입이 모두 성공으로 연결되지는 않지만, 그동안의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는 있다. 올해 FA 시장에는 양의지(NC 다이노스), 박동원(KIA 타이거즈), 유강남(LG 트윈스), 박세혁(두산 베어스), 이재원(SSG 랜더스)까지 5명의 걸출한 포수 자원이 나온다. 유격수 쪽에서는 노진혁(NC), 김상수(삼성 라이온즈), 심우준(KT)이 있다.
롯데는 그동안 포수와 유격수 쪽에서 고민을 거듭해 왔다. 롯데는 올 시즌에 앞서 딕슨 마차도와 결별한 뒤 트레이드를 통해 이학주, KT 위즈와 결별한 박승욱을 영입했다. 이학주와 박승욱은 시즌을 절반씩 나눠 뛰었지만, 이들 모두 2할대 초반의 타율에 그치며 공격적인 면에서 아쉬운 모습을 내비쳤다.
포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강민호(삼성)가 지난 2017년 삼성으로 이적한 뒤 5년의 시간이 지났다. 나균안과 김준태(KT), 정보근, 강태율, 안중열 등 수많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제공했지만, 현재까지도 주전 포수를 찾지 못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지시완을 품으며 문제 해결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일단 샐러리캡은 매우 넉넉하다. 정확한 기준이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롯데는 연봉 약 50억원의 여유가 있다. 이제는 실탄 장전도 끝났다. 정말 필요한 선수가 등장한다면 언제든 과감하게 영입을 타진해 볼 수 있다. 포스트시즌 일정이 끝난 뒤 롯데의 움직임에 벌써부터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신동빈 구단주.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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