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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감독의 교체 출전 지시를 거부하는 게 맨유에서는 종종 벌어지는 일인 듯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베테랑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는 최근 홈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전에서 교체 투입을 거부했다. 맨유가 2-0으로 앞서가던 시점에서 에릭 텐 하흐 감독이 호날두에게 출전을 준비하라고 했으나, 호날두는 인상을 쓰고 라커룸으로 들어가 버렸다.
호날두 입장에서는 선발 출전이 아닌 것도 서러운데, 종료 2~3분을 남겨두고 교체로 들어가는 게 자존심이 상했던 모양이다. 맨유는 호날두에게 자체 징계를 내렸다. 호날두는 며칠 동안 1군 훈련장이 아닌 2군 훈련장에서 어린 선수들과 함께 몸을 풀었다.
과거 호날두와 함께 맨유의 최전성기를 이끌었던 폴 스콜스(47)가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줬다. 스콜스는 27일(한국시간) 영국 ‘BT 스포츠’ 방송에 출연해 “2001년에 교체로 들어가라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말을 내가 무시했다. 그래서 벌금 징계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스콜스는 “호날두의 출전 거부 사건 이후 내 이름이 여러 곳에서 거론되더라. 2001년 출전 거부는 내 커리어에서 최악의 시기에 벌어진 일이다. 한참 시간이 지난 뒤에 그 사건을 후회했다. 정말 잘못된 행동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1년 당시 일정이 정말 이상했다. 일요일에 리버풀과 리그 경기를 치르고, 월요일에 아스널과 리그컵 경기가 있었다. 난 리버풀전 선발 명단에 빠져서 화가 났다. 정말 너무 화가 났다. 퍼거슨 감독은 끝까지 나를 출전 시키지 않았다”고 했다.
스콜스는 “그날 벤치에 오래 앉아있으면서 굴욕감을 느꼈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호날두 역시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빅매치에서 벤치만 지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당장 그라운드에 나가서 골을 넣고 싶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스콜스는 “이기고 있는 경기에서 마지막 2~3분만 뛰라고 하는 건 베테랑 선수들에게 모욕적인 일이다. 호날두의 분노를 이해할 수 있다. 그 타이밍에서는 어린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줘야 한다. 텐 하흐 감독은 호날두를 교체 자원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호날두를 향한 걱정은 곧 풀렸다. 호날두는 28일 홈에서 열린 2022-2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E조 5차전 셰리프(몰도바)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해 맨유의 세 번째 골을 넣었다. 호날두의 올 시즌 첫 홈경기 득점이다. 맨유는 3-0으로 승리해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사진 = AFPBBnews]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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