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결국 허송세월이었다. 그래서 닮았다.
롯데는 2017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은 '안방마님' 강민호를 붙잡지 못했다. 강민호는 4년 총액 80억원에 삼성으로 이적했고 롯데는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강민호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한화와 트레이드로 지시완도 영입하고 유망주 육성에도 공을 들였지만 결과는 모두 실패. 벌써부터 롯데가 이번 겨울 FA 시장에서 양의지 같은 대형 포수를 노릴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롯데가 포수난을 해결하지 못한 것처럼 LG도 오랜 기간 동안 적임자를 찾지 못한 포지션이 있다. 바로 2루수다.
LG는 2017년만 해도 손주인이라는 주전 2루수가 있었다. 손주인은 2017시즌 115경기에 나와 타율 .279 5홈런 33타점을 남기며 꾸준한 활약을 이어갔다. 그런데 LG는 2차 드래프트를 앞두고 손주인을 4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과감하게 제외했고 손주인은 2차 드래프트에서 삼성에 지명돼 유니폼을 갈아 입어야 했다.
LG는 유망주였던 강승호와 박지규에게 주전 기회를 부여했지만 그 누구도 LG를 만족할 만한 활약은 보여주지 못했다. 급기야 강승호는 투수 보강을 위한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됐고 내야에서 외야로 전향했던 정주현을 다시 2루수로 원위치를 시켜 주전으로 활용해야 하는 형편이었다.
정주현 역시 LG의 기대치를 충족하는 선수는 아니었다. 꾸준히 주전으로 기회를 받았지만 기대 만큼 성장하지는 못했다. 올해는 1군에서 조차 볼 수 없었다. LG는 2020시즌을 앞두고 2차 드래프트에서 국가대표 출신 2루수 정근우를 영입하기도 했지만 그는 예전의 정근우가 아니었다.
결국 LG는 지난 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또 다른 국가대표 출신 2루수 서건창을 영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는데 서건창 또한 LG에서 보여준 모습은 201안타를 쳤던 리그 최고의 2루수와는 거리가 멀었다. 서건창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FA 신청을 포기한 것도 한창 잘 나갔던 예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해도 마찬가지. 서건창은 타율 .227에 머물렀고 '시범경기 홈런왕' 송찬의도 1군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지 못했다. 해외파 출신 손호영도 그랬다. LG는 외국인타자 리오 루이즈를 방출하고 로벨 가르시아를 영입해 2루수로 활용했지만 그 역시 타율 .206에 그치면서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팀을 떠나야 했다. 오죽했으면 오랜 기간 동안 3루수로 뛰었던 김민성에게 2루수를 맡겨보기도 했을까.
LG의 시도는 모조리 실패로 끝났다. 해마다 LG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된 2루수 자리는 올해도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시즌을 마감했다. 당장 박민우 같은 FA를 영입하는 방법도 있고 유망주를 육성하는 방법도 있다. 류지현 LG 감독은 정규시즌 말미에 송찬의에게 1군 경기에 나설 기회를 주면서 "나는 아직 2루수 송찬의를 포기하지 않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누군가는 내년에 LG 2루수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 트레이드도, 외국인선수 영입도 실패로 끝난 마당에 과연 LG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LG 3루주자 서건창이 27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 7회초 무사 2.3루서 박해민의 2루땅볼때 홈을 밟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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